여자축구 대표팀이 아쉽게 월드컵 첫 승을 놓쳤다. 한국은 14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린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캐나다 여자 월드컵 E조 조별리그 2차전 코스타리카와 경기에서 2-2로 이겼다. 1차전 브라질과 경기에서 0-2로 패한 한국은 이날 무승부로 1무1패(승점1)를 기록하며 조 4위를 기록했다.
FIFA랭킹 18위 한국은 2003년 미국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두 번째 월드컵 출전이다. 반면 코스타리카(37위)는 첫 번째 출전이다. 1차전 스페인과의 경기에서는 패기 넘치는 플레이로 1-1로 비기며 자신감이 한껏 올라왔다. 그 패기는 이번에도 통했다. 유효슈팅은 한국이 8개, 코스타리카가 2개로 차이가 컸지만 코스타리카 집중력이 더 좋았다. 경기 막판까지 포기하지 않은 코스타리카는 1-2로 뒤처졌지만 후반 44분 교체 선수 카를라 빌라로보스가 동점골을 넣어 2-2로 경기를 마쳤다.
한국은 킥오프와 함께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브라질전에서 수비에 치중한 것을 패인으로 보고 코스타리카전에는 4백 수비를 하프라인 근처까지 내려 공격에 치중했다. 전반 2분 유영아의 슈팅을 시작으로 전반 6분 지소연, 전반 13분 권하늘까지 연달아 위협적인 슛을 날렸다.
하지만 첫 골은 코스타리카의 몫이었다. 전반 17분 역습 한 방에 당했다. 중원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받은 멜리사 에레라가 바로 드리블해 앞에 나와있던 골키퍼를 뒤로 하고 슛을 시도했다. 수비수 황보람이 쫓아들어가 골문에 들어가던 볼을 쳐냈지만 골라인 판독 결과 골로 인정됐다. 브라질전에서 선제골을 내주고 흔들렸던 선수들이 이번에는 달랐다. 침착하게 다시 공격을 주도했다.
오히려 코스타리카가 실수를 범했다. 전반 20분 유영아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공을 몰고 가던 중 크리스티앙 크라나도스가 뒤에서 치는 반칙을 했다. 심판을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전반 21분 골 결정력이 좋은 '지메시' 지소연이 키커로 나서 완벽하게 골키퍼를 속여 동점골을 터뜨렸다. 한국은 고삐를 늦추지 않고 전반 25분 역전 결승골까지 넣었다. 전가을이 강유미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받아 번쩍 뛰어올라 헤딩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전가을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골을 넣고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 달려갔던 박지성처럼 윤덕여 감독에게 달려가 안겼다.
코스타리카는 후반에 동점골을 위해 쉴 새 없이 한국의 골문을 두드렸다. 후반 29분 릭시 로드리게스가 회심의 중거리슛을 날렸지만 크로스바에 맞고 튕겨나갔다. 한국은 수비적으로 맞서기 보다는 다득점을 위해 공격을 주도했다. 하지만 골 결정력이 부족했다. 코스타리카는 한 번의 역습 기회를 골로 연결했다. 후반 44분 빌라로보스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을 터뜨렸다.
몬트리올=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