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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 아기 이름 선물하고 결혼식 올려주고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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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이명수씨(왼쪽)가 서울 노원구청에서 김기현씨 등 태양이네 가족과 상담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작명(作名)은 제가 다문화가정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평생의 선물입니다.”

 30년 경력의 작명가 이명수(69)씨는 4년 전부터 매주 목요일이면 노원구청에 가서 아기 이름을 지어주는 재능기부를 한다. 다문화가정·기초생활수급자·장애인 등 어려운 형편에서 태어난 141명의 아이 이름이 그의 손을 거쳐갔다. 이름 선물을 받은 3명 중 2명이 다문화가정 아이다. 생후 10개월 된 태양이도 그 중 한 명이다.

 김기현(40)·빚투안(28·베트남) 부부는 지난해 둘째 아이를 낳았지만 10만~30만원에 달하는 작명비가 큰 부담이었다. 김씨 부부에게 이씨는 태양(兌洋)이란 이름을 선물했다. 이씨는 “바다를 건너온 어머니의 기운을 받아 한국에서 밝고 강한 사람으로 성장하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아내가 한국말이 서툰데 태양은 뜻도 그렇고 발음하기도 쉽다”며 고마워했다.

 노원구에서 시작한 다문화가정 무료 작명 서비스는 다른 자치구로 확산되고 있다. 성동구청은 2013년부터 작명 봉사단체인 소월오행연구회와 함께 무료 작명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도봉·강남·서초구도 지난해부터 관련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울시도 8일 경제적 어려움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다문화 부부의 결혼식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대상자로 선정된 다문화 부부 10쌍은 다음달 19일 우리은행 본점에서 합동결혼식을 치른다. 웨딩촬영과 신혼여행 비용도 전액 지원받는다.

글=김민관 기자 kim.minkwan@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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