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을 뿐"|풀려난 가짜 도전자 플로레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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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비록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지만 일단 감옥에서 나왔다는데 무척 기쁘고 하루빨리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뿐입니다.』12일 상오10시 서울지법동부지원 제1호 법정에서 열린 IBF플라이급 세계타이틀전 가짜도전자 사건에 대한 공판에서 각각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출감한 가짜도전자 「호아킨·카라바요·플로레스」(25·콜롬비아)와 그의 트레이너였던 「아만시오·카스트로」(26·콜롬비아)는 기쁨을 억누르지 못했다.
약 2개월간의 영어생활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몸이 된 이들에겐 바깥생활이 무척 신기했던지 창 밖의 거리풍경과 지나는 사람들에게 큰 관심을 보였다.
「플로레스」는 그 동안의 생활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어 주였다』고 말하고 『입감 초기에는 두려움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미칠 것 같았지만 나 자신이 지은 죄를 차분히 뉘우치고 친절한 간수의 지시대로 하루일과를 해나가다 보니 잘 적용할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또 『식사문제는 이따금 통닭과 계란·쌀밥 등이 나와 별다른 어려움 없이 지냈지만 계절이 늦가을로 접어들자 추위 때문에 고향생각이 간절했다』면서 『그럴 때마다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 드렸다』고 말했다.
「플로레스」는 『집안이 가난하기도 하고 또 내가 좋아서 권투를 선택한 만큼 앞으로도 선수생활을 계속하겠다』면서 『그러나 이번 사건의 충격이 큰 만큼 잠시 쉰 다음 기회가 닿으면 한국에 다시 와 그때는 「플로레스」라는 떳떳한 링네임을 걸고 싸우고 싶다』고 계획을 밝혔다.
그는 이날 하오 여관으로 오기 전 『콜롬비아대사관의 영사 한 분과 만나 출국 일정 문제를 협의했다』면서 『한국정부와 콜롬비아 대사관간의 협상결과가 나와봐야 정확한 것을 알겠지만 「카스트로」와 함께 이번 주말 정도에 출국하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플로레스」는 이어 『어서 빨리 고국으로 돌아가 사랑하는 어머니와 아내 「바냐」, 그리고 두 아이를 보고싶다』면서 『재판을 맡아주셨던 판사님과 교도소 직원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이번 일로 큰 누를 끼친데 대해 한국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사죄 드린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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