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방송 10년… 아직 고칠게 많다|시청각교육협회 세미나서 지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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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교육방송이 실시된 지 10년이 지났다. 그 동안 전담 TV채널이 마련되는 등 외형적인 발전이 있었지만 아직도 뚜렷한 방송 체계가 없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 시청각교육 협회(회장 천학범) 주최로 2∼3일 한양대에서 열린 84한일교육방송 세미나에서 거듭 지적됐다.
한국의 교육방송은 74년 국민학생 대상의 라디오 스쿨과 방송통신 고교가 설립된 이래 81년2월 전담UHF채널 (KBS 제3TV)이 마련되면서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현재 교육방송은 한국 교육개발원이 학교방송인 학습프로 (39· 1%)를, KBS가 어학물·다큐멘터리를 포함한 성인교육프로 (60·9%)를 제작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일 완화는 프로그램상의 부조화와 수준의 차이를 낳고있다는 지적이다. KBS는 다른 채널 (1, 2TV) 의 분위기에 맞춰 제작하는 한편 교육개발원 측에서는 교육적 입장을 강조해서 제작하기 때문.
방송시간 또한 교육방송 활용에 커다란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허운나 교수(한양대) 는 『교육방송이 일반 TV 프로그램과 같은 저녁시간에 방송되기 때문에 시청자들을 빼앗긴다』며 『유치원· 국민학생 대상 방송부터 학교시간이나 시청자들에게 알맞은 낮 시간대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선학교에서 TV VTR 등 시청각 교재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고 시청각 전문지도 교사가 없는 것도 문제점의 하나. 따라서 밤에 방송되는 내용을 녹화할 수 없을뿐더러 갖추고 있는 시설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구조적인 문제 외에도 교육방송의 기능이 뚜렷이 설정돼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학습방송의 경우 방송통신 고교와·같이 교육기관의 대체기능으로 할 것인지, 일선 학교수업의 보충 자료적 성격으로 할 것인지 분명치 않은 상태에서 TV 매체만을 빌어 강의실 교육을 그 따로 전달하는 형식으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지 못하고있다.
한편 유태영 교수(이대)는 『현재 상당수의 외국 교육방송프로가 방송되고있다』며 외국과 공동으로 교육방송 프로를 제작하는데 눈을 돌려야 할 때임을 강조했다.
이날 참석한 교육학자 및 일선교사 등은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개선책으로 ▲교육방송체제의 일원화 ▲낮 시간을 이용한 교육방송실시 ▲일선학교 시청각 교재 보급 및 전문교사 재교육실시 ▲장기적 안목에서 평생 교육 방송으로의 전환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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