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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vs 공연] 덕혜옹주와 엘리자벳의 비극은 닮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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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동서양 황실 그린 뮤지컬 두 편

뮤지컬 ‘덕혜옹주’(왼쪽)와 ‘엘리자벳’은 왕가 여인들의 비극적인 삶을 다뤘다. 덕혜옹주는 28일까지, 엘리자벳은 13일~9월 6일에 공연한다. [사진 문화아이콘·EMK뮤지컬컴퍼니]

동서양이라는 다른 장소다. 100년 가까운 간극도 있다. 그러나 두 여인의 기구한 운명은 묘하게 닮았다. 몰락해 가는 왕족의 여인에게 현실은 가혹했다. 뮤지컬 ‘덕혜옹주’와 ‘엘리자벳’은 바로 역사 속 비련의 인물을 무대로 옮긴 작품들이다.

 원종원 뮤지컬 평론가는 “격변의 시대를 살아야 했던 왕가 여인의 비극적 이야기를 다룬 작품들이다. 그 시대를 살았던 그녀들 ‘개인의 삶’에 집중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덕혜옹주’는 2013년 초연한 국내 창작물이다. 이번이 세 번째 공연이다. 작품에서 주연을 맡은 배우 문혜영이 작품을 썼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최한 ‘2013 공연예술 창작산실 지원사업 우수작품 제작지원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작품이 나오기 전 2009년 출간한 소설 『덕혜옹주』(권비영 저)가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해 일부 관객에게는 친숙한 소재다.

 ‘엘리자벳’은 ‘덕혜옹주’보다 한 해 앞서 국내 초연했다. 외국에서는 독일·이탈리아·일본 등 10개국에서 공연될 정도로 흥행성을 입증했다. 국내에서 초연했을 때도 티켓 파워을 보여줬을 뿐 아니라 ‘제6회 뮤지컬 어워즈’에서 올해의 뮤지컬상, 여우주연상 등 8개 부문을 석권했다. 흥행성과 작품성을 모두 거머쥔 셈이다. 당시 뮤지컬 어워즈와 ‘제18회 한국 뮤지컬 대상’에서 모두 여우주연상을 받은 옥주현이 이번에도 함께한다.

 ‘덕혜옹주’는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덕혜의 처절하면서도 따뜻한 가족 이야기다. 조국에 버림받은 덕혜, 가족을 지키려는 그의 남편 다케유키, 그리고 조선인도 일본인도 아닌 중간자로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다 결국 사라진 딸 정혜의 모습을 그렸다. ‘엘리자벳’은 한때 영광을 누렸지만 이제 시대 저편으로 저물어가는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황후 엘리자벳의 이야기다. 시어머니와의 대립, 아들의 죽음 그리고 작품에서 인격체로 나오는 ‘죽음’의 유혹 같은 그를 둘러싼 갈등을 담았다.

 ‘덕혜옹주’에는 문혜영과 같이 아이돌그룹 크레용팝의 초아(허민진)가 덕혜·정혜 1인 2역을 맡았다. ‘엘리자벳’은 가수 최동욱(세븐)이 죽음 역을 맡아 오랜만에 관객에게 얼굴을 내비친다. 뮤지컬 배우 윤영석은 두 작품에 모두 출연한다. ‘덕혜옹주’에서는 다케유키로 ‘엘리자벳’에서는 황제 프란츠 요제프로 분했다.

 ‘덕혜옹주’는 대학로 SH아트홀에서 28일까지 1666-5795, ‘엘리자벳’은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13일~9월 6일 1577-6478.

조한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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