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옴부즈맨 코너] ‘총리 후보자 성향’ 학술적 분석 기사 신선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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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호 30면

5월 24일자 1면 ‘어휘로 본 황교안 후보자 성향 분석’이 우선 눈에 들어왔다. 이미 소개된 정보나 하마평을 정리한 기사가 아니라 학문에 기반을 둔 분석결과를 전면에 배치한 것이 중앙SUNDAY답다. 흥미로운 것은 황 후보자의 말(言)을 분석한 결과로는 ‘좌고우면하지 않는 사정정국’이 예견되는 반면, 평소 그의 모습(行)을 아는 지인들의 분석 결과로는 이와 반대로 안정적인 국정운영이 예견된다는 점이다. 어디서 이런 간극이 발생하는지 궁금하다.

어쩌면 총리 후보자의 미래는 후보자 본인이 가장 궁금해 할지도 모르겠다. 과거 많은 후보자들은 자신의 운명을 예측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중앙SUNDAY는 어휘 분석 이외에도 심리학·정신분석학·뇌과학·관상학 등 여러 학문과 연계해 총리 후보자의 행보를 예측해주면 좋겠다.

12면 ‘전용공간 문화가 가져온 명암’은 지금 우리 사회에 중요한 화두를 던졌다. ‘노 키즈(No Kids)’ 음식점은 처음 접하는 것이라 충격적이었고, 20~60대 모두 자유롭게 참여하는 서교동의 인문학 모임, 아리랑시네센터에서 열리는 맘스데이(Mom’s Day) 행사 소개는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 대안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아주 좋았다. 기사를 보고 나니 직접 가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다만, 구체적인 갈등에 대한 기자의 의견이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 가령 지하철 노약자석은 약자를 위해 제도적으로 마련돼 있는 것인데 기사는 이것이 오히려 약자를 고립시키는 폭력이라는 천선영 경북대 교수의 반론을 소개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한번쯤 정면으로 다루고 제언을 던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또 약자들 간에도 누가 얼마나 힘든지 서로 알기 힘들다. 이런 무지와 오해는 갈등의 씨앗이 된다. 가령 지하철에서 80대 노인, 3세 유아를 동반한 엄마, 발목에 기브스를 한 청년 등 배려가 필요한 다양한 사람들의 불편함을 그래픽이나 수치화해서 비교해준다면 사회 구성원들이 서로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22면 건강코너는 유익하면서도 재밌었다. 자기애에 빠진 청춘이 넘쳐나는 시대에 하지현 건국대 교수의 날카로운 분석과 조언은 마치 우리의 마음에 차가운 메스를 대고 수술을 하는 것 같았다. 만약 자녀나 부하직원에게 이 기사를 권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마취제(맥주나 사탕?)를 먼저 줘야 할 것이다.

객원 의학전문기자의 공황장애에 대한 설명과 진단법도 알기 쉬웠다. 다만 평소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하다거나 과도한 카페인을 피하라는 조언은 학교생활을 충실히 하고 예습복습 잘 하라는 조언처럼 들려 아쉬웠다. 불안수준을 낮추는 행동요법 중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것 한 두 개를 그림과 함께 소개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저지방식품에 대한 편견을 깨는 푸드톡톡도 유익했다.



박종명 서울지방변호사회 국제이사. 서울대 법대 졸업 후 동 대학원서 경제법 전공.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 법조인으로 출발한 이래 주로 사회적 약자를 변호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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