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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출판계에 분 아들러 열풍 … 핵심은 용기와 칭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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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고전은 읽고 싶은데, 글자가 빽빽한 책장을 펼치면 절로 눈이 감깁니다. 세간의 화제인 아들러 심리학에 관심 있지만 마음 먹고 공부하자니 부담이 앞섭니다. 중앙일보과 교보문고가 함께 하는 ‘이달의 책’에서 이런 분들을 위해 그림과 함께 보는 고전문학·인문교양서를 골랐습니다.

  그림과 지식의 행복한 만남은 이미 세계적인 트렌드입니다. 그래픽노블로 새롭게 쓴 세계문학전집이 출간 중이고, 만화로 과학·철학·역사를 배우는 시리즈도 인기를 끌고 있죠. 그림이 함께 하면 지루하지 않고, 이해도 쉬워집니다. 전문가들이 꼽는 교양만화 추천작도 함께 소개합니다.

만화로 읽는 아들러 심리학 1·2
이와이 도시노리 지음, 후카모리 아키 그림
황세정 옮김, 까치, 각 권 222·237쪽, 각 권 1만 2000원

베이커리 회사에 다니는 여주인공. 가맹점을 관리하는 게 일인데 도무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점장들은 하나같이 게을러 보이고, 작은 지시사항도 제대로 해놓지 않는다. 관리하는 매장의 매출은 점점 떨어지고, 점장들과 관계는 악화되고, 그래서 일은 더 안 된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또는 ‘점장들은 왜 저럴까’란 의문부터 던지면 안 된다. 이 조언으로 책은 시작된다. 주인공의 눈에만 보이는 ‘아들러 유령’이 둥둥 떠다니며 조언을 해주는 만화다. 예를 들면 점장들에게 “왜 제대로 하지 못하나”가 아니라 “케이크를 많이 팔기 위해 이런저런 노력들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참 고맙다”고 말해야 한다는 식이다. 과거 집착 대신 미래 지향을 하란 뜻이다. 여주인공은 점장들에게 행동의 목적을 깨닫게 해주고 용기를 부여하는 식으로 말을 바꾸기 시작했다. 상황은 바뀌었다. 매출도 오르고 점장들 사이에서 평판도 좋아져 일하기가 편해졌다.

 이후 여주인공이 상사와 문제를 겪을 때도, 형제들과 비교해 열등의식에 시달릴 때도, 잘 나가는 입사 동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아들러 유령이 나타난다. 조언을 따르다 보면 갈등이 해결된다. ‘끊임없이 다른 사람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욕망부터 차단하라’ ‘모든 판단 기준을 자신이 가져라’ ‘당신의 단점은 곧 장점이 된다’ 등이다.

 아들러 유령은 당연히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1870~1937)의 분신이다. 요즘 그를 다룬 책들이 베스트셀러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저자는 1980년대부터 아들러 심리학을 바탕으로 상담, 상담가 양성, 연수과정 개발 등을 하고 있다. 이 책에서 아들러 심리학의 개요를 설명하고 이를 세부적으로 나눠서 활용방안까지 알려준다. 좌충우돌 직장 스토리, 라이벌 남성 동료와의 로맨스, 결혼 후 고부 갈등과 삐그덕거리는 결혼 생활 등 전형적인 만화 스토리에 아들러가 교묘하게 녹아들었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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