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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cover story] 떠오르는 웰빙 패스트푸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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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도 햄버거처럼 세계인의 음식이 될 수 있다!

'비빔밥 세계화'를 위해 뛰고 있는 이들의 믿음이다. 업계 대표 주자는 '한스 비빔밥'의 한기정 사장. 비빔밥을 패스트푸드화해 세계시장 공략을 노리는 토종 프랜차이즈 브랜드다. 현재 국내에 40여 개, 미국에 6개의 체인점을 거느리고 있다. 대학가에 파고들어 햄버거.피자 등과 당당히 맞서고 있는 국내에서의 성과도 자랑거리. 그러나 연매출 400만 달러를 올리고 있는 미국에서의 작지만 알찬 성공에 비하면 빛이 바랜다.

한 사장이 비빔밥 사업에 뛰어든 것은 2002년. 외식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2001년 독립을 결심하고 미국의 유명 샌드위치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들여오려고 했단다. 그러나 협상하러 찾아간 미국에서 마음을 돌리게 됐다. 샌드위치 체인점이 한 주에만 1000개가 넘는 것을 보곤, '우리 음식을 패스트푸드로 상품화해 이 거대한 시장에서 놀아보자'는 오기가 생겼단다.

'무기'를 고르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패스트푸드화가 가능하면서도, 건강식품을 선호하는 외식업계 조류에 부응해야 한다는 조건에 비빔밥이 딱 맞았기 때문. 한 사장이 보기에 비빔밥은 만들어둔 재료를 조합만 하면 되는 데다, 따로 먹을 때보다 많은 야채를 먹게 해주는 '웰빙 푸드'이기도 했다. 또 고추장의 양을 손님이 조절, 다양한 입맛에 맞출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이런 한 사장의 분석은 국내에선 물론, 2003년 진출한 미국에서도 맞아 떨어지고 있다. 한스 비빔밥 미국 법인의 손님 중 40% 정도가 놀랍게도 서양인이라고 한다. 나머지 60%를 차지하는 동양인 중에서도 한국 교민보다는 일본인이나 중국인이 많다. 한국을 넘어 동.서양의 구미를 당기게 하고 있는 것. 한 사장은 "비빔밥으로 맥도널드처럼 유명한 브랜드를 만들고 말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미국에 한스비빔밥이 있다면, 일본에는 ㈜전주비빔밥과 ㈜우리음식이야기의 즉석 비빔밥이 있다. 2002 월드컵 때 일본에 분 '비빔밥 붐'을 타고 즉석 냉동 비빔밥 수출을 시작한 전주비빔밥은 지난해 4억원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올해 예상 성적은 최소한 그 두 배. 각종 냉동덮밥을 만들어온 우리음식이야기도 지난해 11월 일본의 거대 편의점 체인에 최초로 냉동 비빔밥 완제품 수출 계약을 했다. 규모는 무려 200만 달러(약 20억원).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달 열린 '도쿄음식박람회'에선 아예 '비빔밥관'을 열어 호평을 얻기도 했다.

글 = 남궁욱 기자<periodista@joongang.co.kr>
사진 = 권혁재 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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