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날 잡아가라” … 임종석 수사에 불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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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

“잡아가려면 나를 잡아가라. (경찰이) 왜 나를 소환 안 하는지 모르겠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해 세월호 침몰사고 때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의 유족 농성장에 천막을 설치한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에 대해 불편한 심정을 내비쳤다. 지난 27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호프집에서 열린 서울시청 출입기자단 간담회 자리에서다. 이번 수사는 지난해 8월 한 보수단체가 박 시장 등 3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지난 21일엔 임종석 정무부시장이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박 시장은 수사에 대한 생각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임 부시장을 구속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하라”며 “그러면 (임 부시장이) 다음 총선에서 틀림없이 당선된다. 나도 자동으로 (된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도 그걸 아는 만큼 그 정도(참고인 조사) 하고 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세월호 유족의 아픔과 한을 생각하면 그것(천막) 좀 허가해 주는 게 뭐가 그렇게 그런가”라며 “법령 위반도 아니고, 차라리 내가 잡혀가겠다”고 했다. 답변 도중 그는 “(광장에서) 유족들을 다 쫓아내는 게 좋으냐”고 기자들에게 반문하기도 했다.

 한편 서울역고가 공원화 사업과 관련해 박 시장은 “쇠락한 서울역 서부 일대에 엄청난 변화가 올 것”이라며 “(서울역고가가) 완성되면 청계천 복원 사업 정도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업 반대 여론이 심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극단적으로 반대하던 주민들을 설득해 이제 마무리만 잘하면 될 것”이라며 “코레일과 협의해 종합 세부계획을 7월께 발표할 계획”이라고 했다.

 지난달 대중교통요금 인상 결정을 내린 것을 두고는 “2년 후 다시 100원을 내린다는 마지막 다짐을 하고 올렸다”고 설명했다. 

장혁진 기자 analo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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