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땅거래 적극개입한 '朴전무'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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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씨 땅 매매' 의혹엔 소명산업개발의 실소유주인 윤동혁씨 외에 박상훈(朴尙勳.49)전무가 있다. '제3의 인물'인 셈이다.

용인 지역에선 이기명씨의 양아들은 尹씨, 尹씨의 '오른팔'은 朴전무로 통하고 있다. 朴씨는 그러나 소명산업의 법인 등기부 등본엔 등재돼 있지 않다. 전무이사는 그의 명함에 적혀 있는 직함이다.

이기명씨와 소명산업의 법률상 대표이사인 정모씨가 지난 2월 중순 대출을 받기 위해 농협 수지지점에 갔을 때도 朴씨는 그 자리에 있었다.

수지지점 관계자들은 "李씨는 별 말이 없었고, 정씨는 상황을 잘 모르는 것 같았으며, 朴전무가 분위기를 잡으며 대출 액수를 높여달라는 등 요구를 많이 했다"고 기억했다.

朴씨는 현재 민주당 경기도지부의 비상근 정책실장을 맡고 있다. 2001년 6월부터 도지부 정책실장을 맡았다고 한다.

朴씨는 김대중(金大中)전 대통령의 외곽 청년조직이었다가 97년 이후 당 공조직으로 편입된 '연청(聯靑.새시대 새정치 연합청년회)'의 사무총장을 지냈다. 중앙 정치무대에 나름대로 깊숙이 발을 들여놓았고, 민주당 인사들과 폭넓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朴씨는 소명산업이 설립되기 전부터 실버타운 건립 문제로 尹씨와 함께 관청을 드나들며 각종 인.허가 서류 등을 떼는 데 앞장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이기명씨 형제 임야에 '농가주택용 산림훼손 허가'가 나자 인부들을 이끌고 기반 조성 작업에 직접 나섰다고 현지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尹씨에 이어 소명산업의 2인자로 보이는 朴씨가 지역사회 여권의 실력자인 것이 드러남에 따라 이기명씨 땅 의혹 사건이 정치권으로 번질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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