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집 못 구해 발 동동 … 집들이 앞둔 대단지로 발길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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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월 입주 6만4000여 가구

봄 이사철이 지났지만 전셋집 찾기는 여전히 ‘하늘의 별따기’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전세 대신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이 늘어 전세 수요에 비해 물건이 턱없이 부족하다. 아파트 전셋값의 상승 열기도 식을 줄 모른다. 전세난을 피하기 위해서는 입주가 시작되는 새 아파트를 눈여겨 볼 만하다. 분양 당첨자가 입주잔금을 확보하기 위해 전세로 물건을 내놓는 경우가 많고,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만큼 가격도 비교적 싼 편이기 때문이다.

올 여름 전국에서 6만4000여 가구가 집들이한다. 사진은 6월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입주를 시작하는 동탄2신도시 푸르지오 전경. [사진 대우건설]

올 하반기에 이사할 계획이 있다면 서두르는 게 좋다. 전세 물량이 넉넉하지 않아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여름(6~8월) 전국 새 아파트 입주물량은 6만4000여 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3% 수준이다.

특히 서울은 4176가구에 불과해 지난해보다 67% 줄었다. KB국민은행 박합수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입주물량이 많지 않아 전세난을 완화하기엔 역부족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선 강북권에 물량이 몰려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단지는 7월 입주하는 북한산 푸르지오다. 대우건설이 은평구 녹번동 일대를 재개발한 1230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전세물건은 넉넉하다. 59㎡(이하 전용면적)형은 3억4000만원, 84㎡형은 4억원에 전세를 구할 수 있다.

서울 4176가구 … 지난해의 33%

경기·인천 입주물량은 2만3587가구로 지난해보다 28% 늘었지만 보금자리주택이나 공공임대가 적지 않다. 경기도 고양 삼송지구, 김포 한강신도시, 인천 구월지구 등에 많다. 공공물량은 거주의무기간이 있어 신규 입주단지라고 해도 당장 전세물건이 나오기 어렵다.

민간 아파트 중에선 화성·수원·시흥시를 중심으로 입주가 시작된다. 주로 교통 등 기반시설이나 생활편의시설 등이 잘 갖춰진 택지지구에 몰려 있다.

특히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만 4개 단지 4400가구가 쏟아지면서 이 일대 전세시장이 다시 한 번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이곳에선 중대형 아파트인 롯데캐슬알바트로스가 7월 입주한다. 전셋값은 101㎡형이 2억5000만원 안팎이다. 85㎡ 이하 중소형으로 구성된 동탄2 푸르지오도 집들이를 한다. 59㎡형 전세물건이 1억8000만~2억원에 나온다. 시흥시 시흥군자지구 SK뷰(1442가구), 남양주시 별내지구 2차 아이파크(1083가구), 수원시 권선동 아이파크시티3차(1152가구) 등도 관심 대상이다.

지방(3만5923가구)에서는 부산·대구·세종시 등지에 입주물량이 많다.

분양계약서, 가압류 여부 확인

새 아파트에 전세 들 때는 따져볼 것이 많다. 등기부등본이 없으므로 계약 때 분양계약서를 확인하고 사본을 챙겨야 한다. 임대인이 실제 아파트 계약자가 맞는지, 분양권에 가압류가 없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등기가 나지 않았더라도 사용승인이나 준공검사를 마쳤다면 전입신고를 할 수 있다. 등기가 난 후 집주인이 집을 담보로 대출하기 위해 집주소를 잠시 옮겨달라고 요구해도 주소지는 이전하면 안 된다.

전셋값이 시세보다 많이 싼 물량은 금융기관의 대출을 안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집은 자칫 경매에 넘어가면 전셋값을 모두 보장받지 못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대출이 일부 있더라도 대출금과 전세보증금을 합해 시세의 70%를 넘지 않는 집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한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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