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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모르는 기업들 이런게 다르다] 5. 정소프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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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수요를 창출하는 신제품의 지속적 출시로 불황을 극복한다'.

컴퓨터 시스템 복구 솔루션 업체 정소프트(www.jungsoft.com)는 1993년 설립 이래 거의 매년 새로운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회사다.

이 회사 한동원(50)사장은 "한 가지 제품에만 매달리기보다 시장변화를 예측하고 수요자의 구미에 맞는 제품을 꾸준히 내놓아 불황을 극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1993년 컴퓨터를 이용한 전자기판.회로설계 소프트웨어인 전자캐드 스파이더와 컴퓨터 사전 PC-딕(DIC)을 선보여 히트했다. 영한 번역 프로그램 '워드 체인지(95년), 초.중등 학교의 컴퓨터 시스템 관리 소프트웨어 '멀티클래스'(96년)를 내놓았다. 이어 98년에는 컴퓨터 시스템 복구 솔루션 '하드디스크 보안관'을 냈는데 지금도 계속 업그레이드 제품을 내고 있다. 이 제품은 현재 국내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이 회사의 신제품 행진은 계속됐다. 2000년에는 컴퓨터 데이터를 파일.폴더 별로 암호화해주는 '데이터쉐리프'를 냈고, 2001년에 중소기업과 각급 학교의 PC를 관리하고 프로그램 사용 등을 파악할 수 있는 '넷쉐리프', 그리고 지난해에는 휴대용 저장장치 '넥스디스크'를 출시했다. 다음달에는 휴대전화에 장착해 통화 내용을 녹음하고 MP3.벨소리 기능까지 갖춘 멀티미디어 기기 '포니아'와 인터넷 보안장비 '넥스게이트'를 선보인다.

한사장은 불편함과 불평이 아이디어의 원천이라는 철학을 갖고 있다. 그는 "우리의 일상 생활을 조금이라도 편리하게 해주는 모든 것이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한사장은 1년에 적어도 5~6차례 각종 해외 전시회를 돌아보며 아이디어를 얻는다. 직원 가족이나 시장 상인들이 토로하는 불편함은 그의 주요 아이디어 원천이다.

93년 신제품인 PC-딕은 '전자 캐드'개발팀 직원들이 외국 서적을 읽을 때 매번 사전을 찾는 것이 너무 불편하다는 데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다. 주요 영어 단어와 뜻을 컴퓨터 메모리에 입력해 놓고 키보드를 이용, 뜻을 찾도록 만들었다.

이런 일을 하자면 우수인력 확보는 필수다. 정소프트의 현재 직원 97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55명이 연구개발(R&D) 인력이다. 최근에도 석.박사급 개발인력 10여명을 보강했다. 쾌적한 사무 공간을 만들어 놓는 것도 직원들이 창의적인 일을 하는 데 꼭 필요하다는 게 한사장의 지론이다.

경기도 분당 서현동에 위치한 사옥 5층에는 1백20평 규모의 헬스클럽과 골프연습장을 갖추고 있다. 직원 1인당 사무공간도 7평으로 국내 최고 수준일 정도다. 창사 이래 이직률은 2% 내외로 사실상 제로 수준이다.

끊임없는 개발과 제품 출시는 실적에 그대로 반영됐다. 99년 매출이 44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1백84억원으로 뛰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70% 이상의 늘어난 3백2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한사장은 "지난해에는 회계 기준이 강화돼 11억원의 적자를 본 것으로 나타났지만 현재 현금 보유액이 1백20억원에 달하고 정부에서 지원받은 일부 정책자금을 제외하고 은행차입금이 없다"며 "올해는 45억원의 순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염태정 기자
사진=임현동 기자<hyundong3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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