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투투」주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남아공의 반인종차별운동지도자「데즈먼드·엠필로·투투」주교가 올해 노벨평화상수상자가 됐다. 노르웨이의 노벨평화상위원회는 그가 『남아공의 인종차별문제 해결을 위한 저항운동의 통합역할을 수행』한 점을 들면서 그의「비폭력투쟁방법」을 찬양했다.
그의 수상은 곧 『남아프리카의 억압받는 흑인들에게 희망이며 동시에 전세계 억압받는 이들의 희망』이란 평가도 받았다.
그가 흑인이며 성공회 주교이자 남아공 인종차별정책에 대한 저항운동의 「도덕적 대변인」이란 점에서 내려진 평가다.
그가 살고 있는 남아공은 이제 마지막 남은 지구상 유일의 인종차별국가. 인구의 73%인 2천3백만명의 흑인이 한줌도 안되는 4백70만 백인들에 의해 부당하게 학대받는 특별한 나라다.
그곳의 흑인에겐 참정권은 물론 거주이전의 자유, 직업선택의 자유도 없다.
학교·버스·철도·음식점·오락장등 모든 곳에서 백인과 차별대우를 받으며 흑백결혼은 물론 남녀가 사귀는 것조차 처벌을 받는다.
이 나라의 보안법은 개인의 자유를 제한할수 있으며 의심스럽다는 이유만으로 재판없이 구속 혹은 가택연금할수 있다. 자격제한이나 금치산등으로 항거의 소지를 아예 없애기도 했다.
그 법에 따라 작년에 감옥에 간 사람이 4백53명. 물론 대부분이 흑인이다.
흑인을 도시에서 몰아내는 정책으로 60년이래 벽지로 강제 이주된 사람이 무려 2백만명.
「투투」가 이같은 불공정에 맞서 투쟁하게 된것은 너무 당연하다. 『어떤 희생이 따른다해도 이 극악무도한 아파타이트 (인종차벌) 제도를 폐지하기 위해 할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 사상의 기반은 기독교이며 「하느님 앞의 인간평등」이다.
하지만 그의 수단이 「비폭력」인것은 인상적이다. 원래 비폭력주의는 인도의 「간디」가 독립운동시대에 채택했던 저항방식.
그때문에 과격한 방법으로라도 백인독재를 타도하려는 아프리카 국민의회(ANC)와 마찰을 빚기도한다.
「투투」의 또다른 입장은 반공.『아프리카인이자 공산주의자인것은 모순』이란 것이 그의 주장이다.
「투투」 는 이제 60년 「루툴리」에 이어 두번째 노벨평화상 수상 남아공 흑인 지도자가 됐다.
작년 수상자 폴란드 「바웬사」의 경우처렴 억압정권에 대한 세계 여론의 압력이 「평화와 정의의 영광」을 회복하게 되길 기대하게 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