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공세 속의 간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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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군보안사령부는 학원과 군부·산업체에 침투한 간첩 6명을 검거했다고 13일 발표했다.
이들은 북괴의 지령하에 움직이는 지도원이라는 자들에게 포섭되어 우리나라의 사회동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분야에다 공작거점을 마련해 놓고 첩보활동을 해온것으로 발표됐다.
지금 휴전선의 남과 북에서 새로운 남북관계의 모색을 위해 여러가지 제의와 연락이 오가고 있는때에 이런 사건이 일어났다는것은 불행한 일이다.
그 책임은 두말할것도 없이 평양당국이 져야한다.
이런 사건이 일어나는한 평화공세로 나오고 있는 북괴의 진의를 우리는 의심하지 않을수가 없다.
북한은 남북대화가 거론될 때마다 반공법을 없애고 구금돼 있는 이른바「애국투사」들을 석방하라고 떠들어대고 있다.
그러나 그같은 요구를 내놓기 전에 북한은 파괴와 살인을 목적으로한 간첩의 남파를 중지해야한다.
그것은 민족의 공존을 거부하는 반민족적 행위이기 때문이다.
12일 우리정부는 남북간의 물자교역과 경제협력문제를 추진키 위한상설기구의 설치와 경제회담 개최를·북한에 제의했다.
그것은 북한과의 경제교류를 통해 어떤 일방적인 물질적 이익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다.
오로지 지금과 같은 남북간의 대결과 반목을 지양하고 민족의 공존공영을 이루어보자는 염원에서였다.
우리는 1년전의 아웅산만행조차도 참아가면서 계속해서 북한에 대해 평화방안을 제시해 왔지만 그럴때마다 북한은 간첩 남파로 대응해 온것이 아닌가.
분명히 밝혀 두거니와 북한은 이제 무력전술을 포기하지 않으면 자멸을 면치 못할 것이다.
지금 우리 한국은 그렇게 만만치도 않을뿐 아니라, 하루라도 빨리 군사비를 줄이고 경제건설에 주력치 않으면 빈곤과 압제와 개인숭배로 압축된 북한사회는 스스로 폭발하고 말것이기 때문이다.
주변의 모든 나라들이 번영과 복지를 위해 질주를 계속하고 있는데 우리는 언제까지 이같은 분단상태에서 대결을 일삼으며 민족의 역량을 헛되이 소모하고 있을 것인가.
평양당국은 이제라도 피묻은 손을 씻고 남북간의 協力과 交流를 위한 우리와의 대화에 나오기를 바란다.
그래야만 빈곤과 과로에 지친 북한 동포들이 피땀흘려 만들어보낸 수재물자도 비로소 참된 의미를 찾을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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