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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점검·정기검사도 "건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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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남산케이블카사고는 정원초과, 무리한 운행에 따른 정비·점검불량과 당국의 형식적인 안전점검이 빚은 사고로 지적되고 있다.
회사측은 매일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으나 육안으로 로프의 상태와 모터작동상태등을 점검하는 정도여서 정밀점검이 요구되는 구동축 내부의 상태. 파악과 예방정비에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삭도측은 매일 상오9시부터 하오10시까지 승객이 많을 때는 정원 (31명)을 초과해 1백여회씩 무리한 운행을 해 도르래를 회전시키는 구동축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있다.
회사측의 사고에 대비한 시설과 대책도 문제.
이번 사고 때도 케이블카와 지상의 통신시설이 없어 정확한 탑승자수조차 파악이 되지 않았고 승객들은 사고원인과 구조대책등을 몰라 더욱 당황했었다.
게다가 케이블카내에 마련된 구조용 도르래도 2년전에 비치한 1개뿐이어서 상행케이블카의 경우 구조작업중 교체를 해야했다.
이같은 문제점은 이번에 사고를 낸 한국삭도의 남산케이블카뿐아니라 설악산·금오산·대구동촌유원지등 전국 15곳 캐이블카 모두에 거의 공통되는 것으로 케이블카의 설계나 시공자체는 충분히 안전하도록 되어있더라도 운행과정에서 부주의나 방심으로 큰사고를 낼 위험성이 지적되고 있다.
남산케이블카는 77년 9월에도 하행선의 보조와이어가 닳아 끊기는 사고로 20명 승객을 태운 케이블카가 15분간 공중에 매달리기도 했고 부산금강공원에서는 정비불량으로 고장을 일으킨 케이블카가 승객77명을 싣고 40분 동안 공중에 매달렸으며 다시 올5월에도 역시 기계고장으로 10명을 태우고 30분간·공중에 정지하는 등 사고가 있었다.
아직까지 케이블카 사고로 인명피해를 낸 일은 없으나 위험과 불안은 늘 안고있다.
현재 「석도 괘도사업법」은 케이블카에 대해 교통부 (80년이후 시·도에 위임) 의 허·가를 받아 설치하고 1년에 1회 정기검사를 받도록 되어있으나 정기검사도 형식에 그치는 인상.
남산케이블카의 경우 지난4월 긴장장치·구동장치 등 전기· 기계· 토목· 건축의 2백50여가지 항목에 걸친 검사를 서울시가 의례한 교통안전진홍공단으로부터 받아 「모두 양호하며 운행에 지장이 없다」 는 판정을 받은지 6개월만에 사고가 난 것이다.
케이블카의 대부분은 기계 등 핵심설비가. 외국에서 수입된 것이어서 마모된 부품을 제때 갈아 끼우지 않거나 안전을 위한 각종 보조시설 등을 소홀히 한 경우도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교통부는 케이블카 등 인·허가 업무를 시·도로 넘기기전 79년 일제안전진단을 실시 ,당시의 10개 캐이블카 업체 모두 77건의 지적사항을 적발, 개선명령을 내리기도 했었다. 이번 남산케이블카 사고는 그때 지적했던 정원초과·정부불량 고질적인 문제점이 아직도 제대로 시정되지 않았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당국의 보다 엄중한 감독이 요망된다.
케이블카나 엘리베이터의 안전사고를 막는 최선의 방법은 현재 한국서 쓰고 있는 기계식대신 전자식 기계를 도입하는 것이다.
한국은 지금까지 반도체의 개발과 응용이 미국보다 훨씬 뒤떨어진 일본에서 케이블카나 엘리베이터를 도입해왔기 때문에 전자식이 거의없는 실정이다.
전자식은 기계식과는 비교가 안될만큼 안전하고 편리하며 고장이 없다. 기계와 관련된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앞으로 신설하는 케이블카는 전자식으로 하고 지금 있는 기계식 시설들은 전자식 또는 최소한 반전자식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 <문병호기자>

<캐이블카 사고일지>
▲72년 8월 18일 =설악산케이블카줄에 순찰헬기 걸려 추락, 혤기탑승자 4명순직.
▲77년 9월 1일=남산케이블카 하행선 3백m지점서 보조와이어 끊기는 사고로15분간 멈춤. 승객20명 구출.
▲80년 2월 26일=부산금강공원 케이블카 정비불량으로 상성선 8백m지점서 기계고장, 40분간 멈춤. 승객77명.
▲81년 5월 5일=금오산 명금폭포서 화물케이블카 철선 끊어져 추락, 폭포아래 행락인파 5명중경상.
▲84년 5월 30일=부산 금강공원케이블카 상행선 10m지점서 기계고장으로 30분간 정지. 승객1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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