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철 가면 그녀를 찾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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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한국의 대표적 산업현장인 포항제철소를 찾은 관람객들을 깔끔한 매너와 자상한 정보로 안내하는 포스코 섭외팀 송미영(35.사진) 안내사원. 그는 지난해 말 포스코 포항제철소 안내사원 20여 명을 대상으로 한 경진대회에서 '베스트상'을 받았다.

1차로 '6시그마' 에 대한 기본지식을 묻는 사지선다형 필기 테스트와 제철소 내 공장을 무작위로 선정해 동영상으로 보면서 가상 방문객을 안내하는 실기 테스트를 이틀간 거쳤다. 심사위원단에 견학 코스를 안내하는 최종 심사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송씨는 "포항제철소에 관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물어보시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2004년 3월 포스코에 입사하기 전까지 송씨는 평범한 주부였다. 아이 둘을 돌봐가면서도 일할 수 있을 것 같아 지역주민 대상 견학 안내사원 모집에 응시했다.

4대 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합격의 기쁨을 누린 것도 잠시, 인재개발원 교육 뒤에 받아든 A4용지 10장 분량의 '안내 시나리오'는 송씨를 당황하게 했다.

"2주일 동안 시나리오를 달달 외워 테스트를 통과했어요. 긴장했었는데 다행히 첫 손님이었던 금오공대 금속공학과 학생들이 너그럽게 이해해줘 자신감과 용기를 갖게 됐지요."

포항과 광양제철소를 찾는 방문객은 연 45만여 명에 달한다. 이들 대부분이 두 곳에서 근무하는 40여 명의 안내사원들의 도움을 받는다. 안내사원들은 생소한 용어의 공정 관련 지식을 익히기 위해 전문가들로부터 수시로 교육을 받는다.

송씨는 회사 현황과 이슈를 파악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포스코신문.인터넷.책자도 수시로 뒤진다. 뉴스에서 '포스코'라는 말만 나오면 귀를 쫑긋 세우게 된다고 한다.

"매너와 고객관리에 대한 내용도 수시로 교육받다 보니 3년차에 접어든 이제는 어떤 방문객이 와도 즐겁게 포스코에 대해 알려줄 수 있는 정도가 됐다"고 송씨는 말했다.

그동안 제철소를 찾은 방문객 중에서 가장 잊을 수 없는 사람은 해병대 출신의 한 할아버지다.

지난해 4월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을 찾은 이 할아버지는 포항제철소 건설 당시 현장 경비를 섰다며 "그때 밤잠 안 자며 지켰던 건설현장이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기둥이 됐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감격스러워했다고 송씨는 전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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