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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아시아 최강 확인…일본에 설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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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일만에 적지에서 설욕전에 나선 한국축구대표팀이 일본을 꺾고 1승에 목말라있던 코엘류 감독에게 첫 승을 선물했다. 한·일전의 승리는 월드컵 1주년의 감동에 빠져있는 국민들에게는 다시 한번 6월의 붉은 함성을 되살리기에 충분했다.

31일 일본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한국은 후반 41분 이을용의 어시스트를 받은 안정환이 결승골을 뽑아내며 일본을 1-0으로 꺾었다. 대표팀은 첫 승의 기쁨을 또 미루는가 싶었던 후반 41분 일본 좌측진영에서 공을 잡은 이을용이 지체없이 중앙으로 공을 올렸고 설기현이 흘려준 볼을 안정환이 뛰어들며 왼발로 가볍게 차 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4월 16일 안방에서 열린 한·일전에서 경기내내 주도권을 잡고도 종료 직전 골을 내주며 패배를 당했던 한국 대표팀은 적지에서 설욕에 성공하며 아시아 최강의 자리를 지켰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일본과의 역대전적에서 38승 17무 11패로 우위를 지켰고 80년 이후 도쿄에서 열린 일본과의 경기에서 5승3무를 올리며 '도쿄불패'의 신화를 이어갔다.

필승의지를 앞세운 코엘류 감독은 전반 의외의 선수들을 선발 출전시키며 일본을 당황케 했다. 안정환과 이천수가 선발명단에서 제외됐고 차두리와 최용수가 전반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다. '4-2-3-1' 시스템의 원톱으로 최용수가 나섰고 설기현과 차두리가 좌우 날개로 공격을 이끌었다. 주장 완장을 찬 유상철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경기를 조율했다.

하지만 대표팀은 경기시작 한 시간 전까지 내린 폭우로 잔뜩 젖은 그라운드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고 강한 바람까지 겹쳐 제대로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일본은 한국 선수들이 공을 잡기만 하면 미드필더부터 강한 태클로 공격을 저지하며 맥을 끊었다.

일본도 한국의 밀집수비를 뚫지 못하긴 매한가지였다. 결국 전반은 치열한 미드필드 싸움속에 양팀이 득점없이 마쳤다.


31일 오후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한국-일본의 축구 친선경기에서 안정환이 일본의 오가사와라를 제치고 전진패스를 하고 있다.[도쿄=연합]

한국의 공격은 후반에 살아나기 시작했다. 유상철·이을용·설기현·이천수가 잇따라 소나기슛을 퍼부으며 일본 수비진을 농락했다.

후반 10분경 최용수와 교체투입되어 그라운드에 나선 안정환은 23분 빨랫줄같은 30m짜리 중거리 슛으로 일본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며 승리를 예고했다. 교체투입후 공격을 주도하며 끊임없이 일본을 공략한 안정환은 기어코 결승골을 뽑아내며 새로운 '일본킬러'로 이름을 올렸다.


31일 오후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한국-일본의 축구 친선경기에서 후반 결승골을 성공시킨 안정환을 비롯한 한국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도쿄=연합]

경기후 코엘류 감독은 "후반 기술이 좋은 안정환과 이천수를 넣어 효과를 봤다. 지난 한·일전보다 나은 경기를 했다"며 승리를 기뻐했다. 일본대표팀의 지코 감독은 "한국은 아주 훌륭한 팀이다."라며 패배를 인정했다.

Joins 금현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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