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함, 세계 첫 LNG 연료 선박 … 부활 콧노래 부르는 한진중공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부산 한진중공업(사장 안진규)이 ‘글로벌 조선명가’로 거듭나고 있다. 2011년 정리해고와 2012년 직원 휴직 사태를 겪었지만 최근 잇따라 선박 수주에 성공하고 있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는 최근 한국해양수산연수원이 사용할 5200t급 실습선 1척을 349억8000만원에 수주했다. 이 선박은 길이 102m, 폭 16m, 높이 7.8m 규모에 207명을 태우고 15.5노트 속도로 6000해리(1만1100여㎞)를 항해할 수 있는 최신형 실습선이다.

 앞서 영도조선소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LNG 벙커링 선박과 해군의 대형수송함인 독도함 2번함을 수주했다. 벙커링 선박은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사용해 기존 석유계 연료 선박에 비해 20~50% 연료비를 줄일 수 있다. 독도함 2번함 수주는 2007년 독도함 1번함의 성공적 건조·인도에 힘입은바 크다. 올 들어서는 3만8000㎥급 액화석유가스·암모니아 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

 해외법인인 필리핀 수빅조선소는 올 들어 2만6000TEU 컨테이너선 3척과 1만1000TEU 컨테이너선 6척을 수주하는 대박을 터뜨렸다. 한진은 2017년부터 차례로 이 컨테이너선을 프랑스 선주사에 인도할 예정이다.

 5년간 수주가 없던 한진은 2013년 8월 첫 수주 이후 지금까지 영도 29척(수주액 15억9000만달러), 수빅 52척(수주액 37억달러) 수주에 성공했다. 적어도 2017년까지 일할 물량을 확보한 셈이다.

 이런 성과는 한진의 선종 다변화 전략이 맞아떨어진 때문이란 분석이다. 한진은 수빅에선 대형상선 위주로, 영도에선 중형상선과 군함 등 특수 목적선을 수주하는 ‘투 트랙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기술력은 있지만 부지가 협소해 대형선박 수주에 어려움을 겪는 영도조선소의 단점을 2009년 완공한 수빅조선소에서 해결하는 식이다. 2기의 초대형 도크를 보유한 수빅조선소는 2만6000TEU 컨테이너선 2척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다. 수빅조선소가 ‘글로벌 조선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이정환(48) 영도조선소 부장은 “예전 조선 호황기에 못지 않을 정도로 수주 문의가 많아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