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뽀얘져라, 뽀얘져라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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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도움말=아름다운나라 피부과 서동혜 원장
사진 제공=랑콤

하얗고 뽀얀 피부를 좋아하기로 한국 여성들은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다. 지난해 4월 세브란스 병원에서 전 세계 18개국 55세 이상 여성 골다공증환자 1285명을 대상으로 혈액 내 비타민D 수치를 조사한 결과 꼴찌가 한국 여성이었다. 비타민D는 자외선을 쬐면 피부에서 자연적으로 합성되는데, 그만큼 햇볕을 피하기에 급급했다는 말이다. 가위 백설공주 신드롬이라 부를 만하다.

국내 최대 화장품 업체인 태평양의 '우리나라 여성들의 미백 관련 의식 및 제품 사용 실태'라는 보고서를 보면 이런 현상은 점점 늘고 있다. 2004년 서울.부산.대구.대전.광주 등 5대 도시에 거주하는 1650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개별 면접 결과, 자외선 차단 크림을 사용한다고 답한 여성의 비율이 2000년 54%에서 2004년 73%로 늘었다.

특히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화이트닝 관련 제품의 사용률이다. 대표적인 화이트닝 기능성 제품인 화이트닝 에센스의 경우 2000년엔 7%에 불과했지만 2005년엔 두 배인 14%까지 늘어났다. 화이트닝 크림은 같은 기간 9%에서 15%로 증가했다. 이에 반해 범용 에센스 사용률은 2000년 62%에서 2004년엔 48%까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태평양 관계자는 "에센스를 사용하는 여성들이 자신이 사용하는 제품의 특성을 인지하고 전문화된 기능의 에센스를 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원래 미백 화장품의 대목은 3월과 9월께다. 3월은 자외선의 계절인 봄.여름이 시작되는 시기이고, 9월은 여름 휴가가 끝나고 까맣게 그을린 피부를 원상 회복시켜야 하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수입화장품 업체들은 아시아 지역에서만 판매하고 있는 화이트닝 라인의 시장 선점을 신년 초부터 벼르고 있다. 랑콤의 경우 한국에서 판매되는 스킨케어 제품 중 화이트닝의 판매 비중이 30%, 샤넬은 40%에 달해 미백 제품이 주력 품목이 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랑콤의 '블랑 엑스퍼트 뉴로 화이트'는 파리와 도쿄 연구소가 공동개발하고 서울과 도쿄, 상하이의 테스트 센터에서 한.중.일 피부과 의사들이 참여한 테스트를 마쳤다. 테스트에 참여한 한국 여성만 129명에 달해 철저한 아시아용 제품임을 자랑하고 있다. 크리니크 '더마 화이트'의 경우도 한국인 피부과 의사 4명이 신제품 개발 자문에 참여했다. 브랜드 매니저인 박정애 이사는 "세안부터 메이크업까지 모두 미백 기능을 갖췄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름다운나라 피부과 서동혜 원장은 "미백 화장품은 어디까지나 화장품이다. 몇 번 사용으로 효과를 기대하기보다 맑은 피부를 위한 습관을 들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조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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