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소리 중흥시킨 신재효 100주기 기념공연·강연회등 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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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올해로써 한국 판소리의 중흥조로 불리는 동리 신재효의 1백주기를 맞는다. 이를 기념하기 위한 각계의 공연과 논문집 발간·학술강연회등이 줄이어 열린다.
국립창극단은 27∼30일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완판 흥보가를 공연하고 11월에는 신재효 일대기인 광대가의 주요대목을 뽑아 국립극장 소극장무대에 올린다.
판소리학회 (회장 강한영)는 10월중 광주에서 『신재효의 판소리 예술론』 『호남 명창들의 계보』에 관한 학술강연회와 성창순·조통달씨의 판소리 실연회를 갖는다.
신재효는 1812년 음력11월6일 전북고창현의 관약방이었던 신광치의 외아들로 태어나 고종때 활약하다 1884년 73세로 타계했다.
고창현의 호장을 지낸 그는 나이 40을 넘으면서 판소리에 뜻을 모아. 호장을 그만두고 원근의 광대를 모아 기르고 가르치기 시작했다. 광대들이 부르는 판소리 사설을 고쳐주고, 발음의 잘못을 교정해주었다. 그는 창작에도 전념했다.
춘향가 심청가·박타령·토별가 적벽가·가로지기타령등은 그의 걸작들인데, 모두 전래해오던 소박·산만한 것을 그가 천재걱 문필력을 구사하여 격을 높인 것이다. 당시의 명창 이날치· 김세종·정창업등이 그의 문하에서 자랐다.
그밖에도 길고 짧은 30여편의 단가등이 있어 가람 이병기는 그를 『한국의 「셰익스피어」라 칭했다.
그가 문화계의 관심을 모으기 시작한 것은 일제때 조운이『근대가요 대방가 신오위장』이란 글에서 비롯했다. 최근에는 70년대에 들어와 동리 연구 열풍이 일어나 강한영·김태준·김흥규씨등 10여명이 그에 관한 논문을 썼다.
이번 국립창극단이 제45회 정기공연으로 무대에 올리는『흥보가』 는 허규연출, 박봉술작창. 공연시간만도 4시간20여분이 걸리는 완판공연으로 82년 춘향가, 83년 수궁가, 올봄의 심청가에 이은 네번째 완판공연이 된다.
철종시대의 명창 송흥녹·송만갑·박봉내를 통하여 박봉술에게 전수된 이 흥보가는 꿋꿋하고 장엄한 맛의 동편제.
해학이 풍부하고 시원시원한 남성창이 그 특징으로 리얼리티가 강하다. 이번 무대에서 처음으로 본격적인 박봉술류가 선보이는 셈이다.
주요출연진은 82년 전주대사습에서 장원을 한 조통달씨 (40)가 흥보역, 올해 역시 전주 대사습에서 장원을 차지한 전정민씨 (35) 가 흥보처로 출연한다. 그밖에 박후성·오정숙씨등 원로 및 중견급이 출연한다.
한편 MBC는 오는 12월1∼2일 창사 23주년 기념으로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새로운 형태의 창극 『메밀꽃 필 무렵』 (이효석작, 오태석각본·연출)을 김소희 작창으로 공연하는데, 신재효 1백주기기념을 겸한다. <박금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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