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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 당뇨환자 위한 누에가루빵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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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지역에서 생산되는 천연원료로 다양한 먹거리를 개발, 국민건강 증진과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하겠습니다."

대구 계명문화대 식품과학과 김재근(金在根.55)교수가 최근 농업과학기술원 주최로 열린 제4회 국제 기능성 양잠(養蠶)산물 품평회에서 개인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수상작은 포항시 북구 흥해읍 마산리 ㈜윤재호베이커리와 산.학 공동연구로 지난해 개발해 출품한 누에당뇨빵. 누에를 활용,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할 수 있는 데다 혈당억제 효과가 있어 환자치료에 도움을 준다는 것을 인정받았다.

이번 품평회에는 한.중.일 3개국에서 1백여명이 누에를 이용한 각종 식품을 출품했다.

누에당뇨빵은 누에가루와 보리가루를 뽕나무와 감초를 달인 물로 반죽한 뒤 항균작용이 있는 키토산을 첨가해 만들었다고 한다. 金교수는 이 제조방법에 대해 특허까지 받아 놓았다.

이 빵을 이용해 성인 남녀 80명을 상대로 2개월간 임상시험을 한 결과 전체환자의 92%에서 혈당억제 효과가 입증됐다고 한다.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주는 누에가루 특유의 맛과 냄새를 제거해 빵에서 구수한 맛이 나며 공복감 해소에도 좋았다는 평가를 임상시험에 참여한 당뇨환자들로부터 받기도 했다.

金교수는 이 빵을 만드는 데 1년 6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20여년간 빵 만드는 일을 해온 윤재호(36)씨가 기능성 빵을 만들다 실패하자 金교수에게 기술자문을 요청한 것이 인연이 돼 공동연구에 착수했다.

金교수는 지난해 포항 지역에서 많이 생산되는 부추와 게를 원료로 한 부추 키토산빵을 개발해 포항시의 농특산물로 지정받기도 했다. 지금은 일본 등에 수출하기 위해 1년 이상 저장이 가능한 누에당뇨 건빵과 비스켓을 개발 중이다.

金교수는 "건강에 좋은 기능성 식품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에 대비,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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