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녀 살해하고 시멘트 암매장한 20대, 자살 시도 후 경찰에 붙잡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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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녀를 살해하고 시신을 야산에 암매장한 20대 남성이 자살을 시도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18일 살인 등 혐의로 건설회사 현장직원 이모(25)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이씨는 지난 2일 오후 11시쯤 서울 관악구 자신의 집에서 동거녀 김모(26ㆍ여)씨를 목 졸라 살해했다. 시신을 야산에 묻기로 결심한 이씨는 지난 7일 차량을 렌트하고, 시멘트 7포대와 삽 등을 준비했다. 그리고는 시신을 차량에 싣고 충북 제천시 성내면의 한 야산에 깊이 1m 정도의 구덩이를 팠다. 이어 시멘트를 붓고 시신이 든 가방을 넣은 뒤 다시 시멘트 등을 부어 매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부산의 한 어학원에서 이씨는 학생, 김씨는 강사 사이로 만났다. 1년 전부터 두 사람이 사귀면서 동거를 시작한 이후 지난 3월 함께 호주여행을 다녀올 정도로 사이가 좋았다. 하지만 김씨가 이별을 통보하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6일 경기도 수원에서 KTX를 타고 부산에 온 이씨는 해운대의 한 호텔에 숙박한 뒤 18일 낮 12시40분쯤 112에 전화를 걸어 “손목을 그어 자살을 시도했다”고 스스로 신고했다. 이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이씨는 왼쪽 손목 동맥 일부가 끊겼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경찰은 이씨를 사건이 발생한 서울 관악경찰서로 이송해 조사할 예정이다.

부산=차상은 기자 chazz@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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