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록을 널리 알려라" 볼트에 도발한 美 육상 게이틀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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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틴 게이틀린. [사진 중앙포토DB]

미국 육상 간판 저스틴 게이틀린(33)이 개인 100m 최고 기록을 세웠다. 3개월 앞둔 베이징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전망도 밝혔다.

게이틀린은 지난 1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100m 결승에 나서 9초74로 우승을 차지했다. 2위 마이클 로저스(9초96·미국)에 0.22초 차 앞선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쳤다. 그는 지난 7일 아사파 파월(자메이카)이 기록한 9초84를 0.1초 앞당긴 올 시즌 육상 남자 100m 최고 기록을 세웠다. 또 지난해 9월 기록한 9초77을 0.03초 앞당긴 개인 최고 기록도 갈아치웠다.

게이틀린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 100m 금메달, 2005년 헬싱키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200m 2관왕을 차지하며 세계 최고의 스프린터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2006년 금지약물인 테스토스테론에 양성 반응을 보여 4년 출전 정지의 중징계를 받았다. '약물 복용 선수'라는 꼬리표를 달며 한동안 세계 육상계에서 많은 비난을 받았다. 그러다 최근 11차례 레이스 중에 10차례나 우승하며 점차 과거의 명성을 되찾고 있다.

게이틀린의 상승세는 이 부문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우사인 볼트(29·자메이카)와 경쟁 구도도 더욱 주목받게 됐다. 볼트는 지난해 초부터 발 부상에 따른 컨디션 조절 문제로 각종 공식 대회 100m 참가를 자제해왔다. 볼트는 올 시즌 한차례 100m 레이스에 나서 자신이 세운 세계 최고 기록(9초58)에 한참 못 미친 10초12를 기록했다. 게이틀린은 이번 레이스를 마친 뒤 "내가 이런 기록을 세웠다는 걸 널리 알려달라"고 말하며 볼트와의 정면 승부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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