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뵙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전대통령 방일 이틀째 일황과 역사적 첫 대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6일하오 일본에 도착, 하네다 공항에서 「아베」 일 외상의 영접을 받고 영빈관에 온 전두환 대통령은 하오3시 「히로히또」 일황과 영빈관에서 극적인 첫 대면을 한 후 영빈관광장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참석.
『처음 뵙겠습니다』
『반갑습니다』
한일 2천년 교류에서 한 일 양국국가원수의 극적인 첫 대면은 조용하면서도 정중한 인사말로 시작됐다.
아까사까 영빈관 현관 홀에 동시에 입장한 양국원수는 먼저 「히로히또」 일황이 악수를 나누면서 『처음뵙겠읍니다』라고 하자 전대통령은 『반갑습니다』 라고 답례했다.
『각하께서 무사히 도착하셔서 대단히 기쁘게 생각합니다』 라고 일황이 말을 잇자 전대통령은 『감사합니다』라고 대답.
일황은 이어 영부인 이순자 여사와도 악수를 나누면서 같은 인사말을 했다.
40여 초에 걸친 첫 인사를 나누는 동안 전대통령내외는 잔잔한 미소를 지었고 83세의 일황의 표정은 엄숙했다.
이날 양국원수의 인사말은 각각 양측의 통역관을 통했다.
이어 전래통령내외는 「히로히또」 일황과 함께 영빈관 현관 앞에 마련된 환영식장에 자리잡았으며 애국가에 이어 일본국가 기미가요가 차례로 연주됐다.
전대통령 내외는 약15분간에 걸친 행사를 끝내고 일황과 함께 국빈 차에 동승, 궁성으로 향했다.

<만찬>
이날 저녁7시36분께 전대통령내외는 일황이 주최하는 공식만찬에 참석키 위해 승용차 편으로 궁성의 남쪽현관에 도착, 「히로히또」 일황의 영접을 받았다.
일황은 전대통령 내외에게『궁성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고 인사를 했고 양국원수는 2층에 있는 마쓰가제노마 홀에 입장, 황태자 내외를 비롯한 황족 일행의 인사를 받았다.
전대통령 내외는 황족일행과 인사를 끝낸 뒤 샤꼬노마 홀로 자리를 옮겨 만찬에 참석한 일본측 인사들을 접견했다.
만찬장 헤드테이불 중앙에는 전대통령과 일황이 나란히 앉았고 전대통령 옆에는「아끼히또」 황태자비가, 일황 옆에는 영부인 이순자 여사와 황태자가 자리를 잡았다.
만찬이 계속되는 동안 실내악단은 나소리 (일본아악) ,아리랑 보리밭 도라지의 접속곡, 그리고 「모차르트」 곡인 소야곡, 키토쿠노큐 (일본아악), 고향의 봄 등 한일양국의 노래를 번갈아 연주한 뒤끝으로 남태평양을 연주했다.
실내악단의 연주가 끝난 후 일황은 자리에서 일어나 미리 준비한 만찬사를 약 5분 동안 또박또박 읽어 내려갔는데 만찬사가 계속되는 동안 장내는 숙연했다.
일황의 만찬사가 끝나자 곧이어 애국가가 연주됐고 모든 참석자들은 기립하여 건배했다.
이어서 전대통령은 약 7분 동안 답사를 했는데 이때도 장내에는 숙연한 분위기가 감돌았으며 일황을 비롯한 일본측 인사들은 테이블에 배부된 전대통령의 답사 일어번역문을 주의 깊게 따라 읽는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다.
○…6일하오 열린 자민당주최 환영리셉션에 빠져서는 안될 요직인 「다나까」 (전중륙조) 자민당 간사장의 모습이 안보여 주목을 끌었다.
「다나까」간사장의 비서실 실명에 따르면 배탈이 나서 이번 전대통령 방일행사에는 일체 참석을 못하게 됐다는 것인데 이날의 행사에 불참한 것은 그렇다 치고 앞으로의 행사에도 일체 불참한다는 것은 전래통령 방일과 관계된 망언이 원인이 아닌가하는 추측을 자아내고 있다. <동경=신성순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