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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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동국대부설 일본학 연구소 소장으로 있는 김사엽씨가 일본 최고가집인 만섭집의 일부를 번역하였다. 김씨는 전체 4천 5백여수 중 8백여수의 번역을 마쳤고 앞으로 4년간의 작업으로 전체 번역을 마무리지을 생각이다.
『만섭집을 우리말로 옮겨보려는 의도는 한 외국어작품을 우리말로 번역하여 국내에 소개하는 것과는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이 속에 담겨있는 노래는 명백히 우리의 영향을 받은것이 발견되기 때문에 우리의 어문학ㆍ 민속학ㆍ 종교등의 연구에도 필요한 것임니다.』
만섭집의 노래는 표기형식이 우리 신라인이 창안하여 신라어를 표기하던 향찰과 같고 노래형식이 우리 전통적인 형식인 단가ㆍ 장가ㆍ 가사와 같다고 한다.
만섭집의 노래는 7∼8세기의 것인데 우리 향가의 시대에 가까우며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건너간 사람들이 표기를 지도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또 작가중에서도 산상억량·산부적인등은 우리나라에서 간사람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우리의 풍습, 예를 들어 옻놀이등과 우리의 말이 그대로 전해졌다는 것이 일본의 노래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본인들이 만섭집의 노래를 해석하면서 우리 풍속ㆍ 신앙·문학을 모르고서는 바른해석을 할 수 없다는 자각이 일어나고 있지요』
김씨는 그러한 사정이 역으로 우리가 만섭집의 노래를 연구함으로써 우리의 옛말ㆍ 옛풍속을 확인할 수 있는 가능성도 준다고 보고 있다. 우리 국어국문학의 고대의 여백을 메워줄 중요한 참고자료로 응용 할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김씨는 경도대등에 23년동안 객원교수로 있으면서 우리향가를 일본어로 번역, 소개하는 작업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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