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서의 과학교육도 강화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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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과학기술인력의 극심한 부족으로 산업계가 절박한 구인수을 겪고있는 가운데 정부는 대학정원의 자연·인문계비울을 6대4로 조정하는용단을 내렀다.
그동안 우리의 교육정책이사회의 경제·기술적요구와는동떨어진 차원에서 길을잃고헤매다 이제야 제대로 방향을 잡았다는 점에서 반감고다행스런 일이 아닐수없다.
부존자원이 부족하고 축적된 자본마저 빈약한 우리나라가 국제경갱에서 살아남는길은 따로 있을 수가 없다.
풍부한} 우리의 인적자원을 과학기술로 무장시켜 선진국과 기술경쟁에서 이겨나가는길뿐이다.
다행히·우리에게는 우수한두뇌와 근면하고 강인한 민족성, 그리고 높은 교육수준이라는 비교우위성이 있다.
문제는 이같이 우수한 인적자원을 산엄환경변화에 어떻게 신속히 적응시키느냐하는 전략이다.
따라서 교육정책의 방향을바로갑았다는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앞으로 이를 실천하는데는 만만치않은 문제들이 가로놓여있다고본다.정책이 실효성을 갖자면 실정된목표를향해정책이 작동되도록 관리체계와 재정적지원이 정비되고 뒤따라야하기때문이다.
무엇보다 과제는 과감한 투자다.정부예산은 물론 한계가 있겠으나 문교예산의 4%가 채안되는 9백억원정도로 과학기술교육을 진훙한다는것은 모처럼 바르게 내건정책자체가 자칫 공염불에 그칠 우려가 없지않다.
싼값으로 교육이가능한 인문졔위주에서 그보다 2배이상의 비싼비용이 드는 자연계에 역점을 두기로했다띤 이에대한 투자도 당연히 뒤따르지않으면 안된다.
대학정원의 ,자연계우위 조정방침이 고도산업 사회에서국제경쟁력을 높이기위한 국가의 원대한 정책목표라면이는 대학만이 아니라 바로관련 산업체와 직결돼야하고정부가 뒷받침하는 총력체제가 되지 않으면 안된다.
또 고도과학 기술교육의 진훙이 대학수준에서만 이루.어 진다고 생각해서도 안되겠다. 눈에 보이지 않을지모르지만 이보다 앞서 초·중등 단계에서의 기초과학교육이 우수한 인재를 과학기술두뇌로 만드는 바탕임을 염두에 둬야한다.
진로지도에서부터 과학기술교육진흥은 시작돼야하고 장학금우선등으로 과감한 우수학생유인대책이 수립돼야한다.
정부는 또 우리가 미처 첨단과학기술 수용태세를 갖추지못해 해외에 그대로 머물러있는 과학기술자의유치대책도적극적으로마련해볼만하다.
미국에서는 「레이건」 대통령이 첨단기술의 육성을 위해 83년부터 정부와 민간기업이합동으로 개발체제를 갖추었고EC여러나라도 반도체기술의공동개발계휙에 착수했다.
일본은 통견생이 중심이되어 산업구조번의회·부황업종태병조정관계법렴· 중소기업전환대책임시조치법등의 법제를만듈어 산업구조개편을 서두르고 전전공사는 첨단기술에대한 공동연구를 지원하여 개발된 신기술을 민간기엄에 확산시키고 있다. 일본정부는 해마다 1조엔의 예산을 여기에 투자하고있다.이제 과학기술경쟁은 국제전정이나 다름 없다.
이런가운데 일본은 이미 첨단기술을 주축으로 지난 한햇동안 3백14억달러의 무역혹,자를 기록했고 올해는 3백50억달러,내년에는 4백억달러의 무역혹자를 낼전망이다.기술개발의 국제전쟁에서 혁혁한 전과를 거두고 있는것이다. 우리는 자연·인문계의 정원비을이 이제 겨우 조정됐지만 이를 추진하는데 필요한 재원이나 과학기술분야에대한 투자계획은 아직도재내형그대로의「유치원」 수준이다.
내년도에 과학기술부문의 투자를 올해보다 55%나 늘린다지만 총규모는 1천6백9억원으로 GNP의 1.7%에 지나지 않는다.선진국의3∼6%에 비하면 보잘것 없는 수준이다. 과학기술이나교육의 질적수준을 따져볼때우리는 선진국보다 더 심각한 위기에놓여있다.
과학기술의 후진성과 축적의 빈근성을 참작하면 우리는 미국이나 일본보다 2∼3배의 투자를 더 해야 그들과경쟁의 대열에 낄수 있다·.
기술인력은 투자한지 10년아 지나야 효과가 나타난다고한다.일찍부터 첨단과학기술의 연구개발체제를 구비해온 일본의 경우 해마다 전기계통에서만 6만명의 기술인력이 배출되지만 절대수가모자라 인문계츨신을 뽐아 훈련을 시켜 대처하고 비자연계츨신의 여성인력까지 기술자로 훈련시켜 부즉인력을 메우는데 급급하고있다.해마다기껏 4천명내외의 기술인력을배츨하는 우리의처지는 훨씬 더 조급하지않을수 없다.
이렇게 볼때 이제야 인문·자연대학정원을 조정한 우리는 이미 너무 늦은감이 없지않다.그렇다고 어물대다가는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늦으면 늦을수록 그만큼 격차는 더 커지고 방향전환자체가 어려워지는 결과를 빚게된다.
과학기술의 진흥은 나무를기르듯 기초준비부터 착실히추진해 나가야한다.급하다고「꽃꽂이」식 급조는 기대할수없다.
우리 스스로가 과학기술을창출해내고 기술인력을 양성하며 선진산업국가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분야의투자를 이제부터라도 획기적으로 늘려나가야한다.
모처럼 용단이 「보배」 가 될수있도록 구슬을 꿰는 노력이 있어야겠다.초·중·고에서의 기초교육과 과학정신함양, 그리고 과감한 투자다.
조창태<부국장겸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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