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 '거꾸로 고드름' 관광지 됐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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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경기도 연천군 경원선 폐터널 내부에는 땅에서 솟아오른 고드름 2000여 개가 최대 2m 높이까지 자라고 있다. [중앙포토]

2일 오전 경기도 연천군 신서면 대광2리 경원선 철길의 버려진 터널. 비포장도로와 연결된 채 방치돼 있는 길이 100m.폭 10m.높이 4m의 어두운 터널 안은 신비로운 광경으로 가득하고 10여 명의 관광객이 연방 사진을 찍는다(본지 2005년 12월 15일자 14면 사진보도).

터널 바닥에는 천장에 매달려 있어야 할 고드름 2000여 개가 5~200㎝ 높이로 땅에서 하늘로 자라 오르고 있다.

이 '거꾸로 고드름'은 마치 양초를 세워 놓은 듯, 땅에서 솟아오른 듯한 기묘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특히 성모 마리아, 기도하는 사람, 아기 안은 여인, 얼굴 옆모습 등 다양한 형상을 한 것도 눈에 띈다. 이 터널은 1945년 9월 인근 신탄리에 열차 종단점이 생기고 북한으로 연결된 철길이 끊어지면서 버려져 있다.

연천군 측은 "지난해 2월 처음으로 발견됐던 이 고드름은 봄이 되면 없어진 뒤 지난해 12월 초부터 조금씩 자라 올라 현재는 지난해보다 두 배 크기로 자라고 있다"며 "고드름이 왜 거꾸로 생기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군은 지난해 연말부터 주말이면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수백 명씩 몰려들자 최근 터널 입구에 '고드름 훼손 금지'라고 쓴 안내판을 설치하고 관람로와 고드름 보호라인을 각각 마련했다.

맑은연천21의 이석우(47) 사무국장은 "고드름은 다음달 중순까지 절정을 이룰 전망"이라며 "세계적으로 희귀한 거꾸로 고드름 보물창고가 관광자원으로 적절히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천군은 폐터널이 경원선 철로의 일부이기 때문에 정부의 남북철도 복원계획과 보조를 맞춰 관광자원화 사업 시행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연천=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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