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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안정성 함께 잡는 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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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지난해 주가가 많이 오르면서 공격적인 투자에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혼합형 펀드에 몰리고 있다. 조정에 대비해 주식 투자 비중을 낮추면서 채권에도 투자해 수익성과 안정성을 한꺼번에 잡겠다는 것이다.

◆혼합형 관심 증대=주식형 펀드(주식투자비중 60% 이상) 투자 열풍으로 지난해 3분기까지 주식 혼합형 펀드(주식투자비중 50~60%)는 투자자들의 관심밖에 있었다. 1~9월 수탁액은 1조3000억원 감소했다.

그러나 10월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주식 혼합형 펀드에도 돈이 들어오기 시작해 연말에는 수탁액이 전년도 수준에 육박하는 8조4000억원대로 늘어났다.

주식보다 채권에 더 무게 중심을 두는 채권혼합형 펀드(주식투자비중 50% 미만)는 소리소문 없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채권 혼합형 펀드의 수탁액은 지난 1년간 8조원 이상 늘어나 수탁액(34조원)이 주식형(26조원)보다 많다. 채권 시장 부진으로 보수적인 거액 자산자들이 수익률 제고를 위해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린 것이다.

지난해 1년간 수익률은 주식형 펀드(평균 58%)에는 못 미쳤지만 은행 이자의 3~6배 수준이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주식 혼합형은 평균 25%, 채권 혼합형은 1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KTB자산운용의 'KTB혼합형'(51%)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디펜던스 혼합형'(43%)은 주식형 펀드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채권 혼합형 중에선 랜드마크자산운용의 '1억만들기 고배당 혼합1'이 가장 높은 수익률(29%)을 기록했다.

◆분산 효과=재테크 전문가들은 올해 주식형 펀드 투자는 지난해 만큼 수익률을 올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국내외적으로 금리 인상이 일단락될 가능성이 커 채권 투자 비중을 늘려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재호 미래에셋증권 자산운용컨설팅 본부장은 "펀드 투자를 하자니 주가 수준이 부담스럽고, 안 하자니 수익이 적어 고민이라면 분산해서 투자하는 것이 정답"이라며 "이런 장점을 가진 혼합형 펀드가 지난해는 주식형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혼합형 펀드는 특히 자산 배분에 자신이 없거나 손실 위험을 경험하지 못한 초보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장기 투자를 해야하는 변액보험도 안정성을 보강하려면 주식형보다는 혼합형이 유리하다.

그러나 투자 전략에 따라 다양한 유형의 펀드를 고를 수 있는 주식형과 달리 혼합형은 종류가 다양하지 않아 색깔 있는 투자를 하기가 어렵다.

한국펀드평가 김휘곤 팀장은 "일부 펀드는 특별한 전략 없이 운용사의 모델 포토폴리오를 따라가기도 한다"며 "특성을 살리는 투자를 하려면 주식형 펀드 중 자신이 원하는 펀드를 고른 뒤 나머지 자금을 안정적인 상품에 분산하는 방식이 더 낫다"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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