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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 그림 같은 무대 … 발레로 만나는 신·데·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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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겨울 방학이다. 아이들에게 그럴 듯한 공연 하나 보여주고 싶지만 찾기 쉽지 않다. 기껏해야 '호두까기 인형'인데 대부분 연말에 끝났다. 더구나 서울을 벗어나면 아이들 손 붙잡고 가볼 만한 무대를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나 다름없다.

그래서 경기도 고양어울림극장에서 공연되는 '유리구두'는 반갑다. '발레로 만나는 신데렐라'란 부제처럼 고전 '신데렐라'를 꼬마들이 보기 쉬운 발레 동화로 만들었다. 조승미 발레단의 '조이(Joy) 어린이 공연'의 2탄이다. 지난해 여름에도 '피터와 늑대'란 발레 공연을 해 꽤 좋은 반응을 얻었다.

어린이를 위한 이번 공연은 세 가지 점에서 기존 신데렐라 발레와 다르다. 우선 신데렐라의 의붓 어머니와 언니를 남자들이 연기한다. 못된 캐릭터보단 코믹함을 강조하는 것이다. 차별화된 캐릭터는 발레에 생동감을 불어넣어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적합해 보인다.

두 번째는 세계 여행이란 소재가 등장한다. 왕자는 신데렐라를 찾기 위해 한 곳에 머물지 않고 세계 곳곳을 뒤지고 다닌다. 아이들에게 세계 각국의 문물을 쉽게 전달하기 위한 교육적 목적 때문인 듯 싶다. 또한 이 대목에서 꼬마 발레리나.발레리노가 등장한다. 또래들이 나타나는 만큼 객석의 아이들도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은 '해설이 있는 발레'라는 점이다. 전문가가 아닌 보통 사람에게 발레는 이해하기에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를 해소하고자 뮤지컬 배우가 해설을 맡아 공연 중간 중간에 어떤 장면이고, 무슨 스토리인지 귀에 쏙 들어 오게 설명해 준다.

동화책을 펼쳐 놓은 듯한 무대, 사계절의 요정들로 분장한 앙증맞은 발레리나들의 공연은 덤이다. 어린 시절 한편의 공연은 때론 백권의 책보다도 더 또렷한 기억으로 남곤 하는 법. 티켓이 그리 비싸지 않은 것도 좋다.

◆공연정보=18일부터 20일까지. 오후 1시,4시30분. 1만5000원~2만원. 02-751-9682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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