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공존 4강 정상 신년 키워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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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새해를 맞아 세계 각국 정상들이 신년사를 발표했다.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한 해를 구상하는 내용이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1일 휴가지인 텍사스주 크로퍼드 목장에서 대국민 라디오 연설을 통해 새해 구상을 밝혔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2005년 마지막 날 대국민 신년사를 발표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1일 신년사인 '연두 소감'을 밝혔다. 한반도 주변 4강 정상들의 신년사를 통해 2006년 국제 정세를 예측해 본다.

불안정한 지역들 민주화 계속 추진

◆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

2005년 미국은 번영했으며 자유와 평화를 확산시켰다. 이라크에서 세 차례의 자유 선거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성공적인 총선이 치러졌다. 불안정했던 지역에 자유와 민주주의가 싹텄다. 이로 인해 미국은 더욱 안전해졌으며 미래 세대를 위한 평화의 기초를 닦았다. 새해에도 미국의 임무는 계속될 것이다. 미국은 이라크 자유에 중대한 이해관계가 있으며, 새해에도 계속해 승리를 위한 전략을 추구할 것이다. 미국 경제는 2년째 성장하고 있다. 새해에는 공정하고 자유로운 무역을 더욱 확대해 미국의 농민.근로자.기업가가 두루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세계 평화 유지에 핵심적 역할 할 것

◆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중국 인민들은 평화를 사랑한다. 중국은 세계가 평화를 유지하며 균형 있고 안정적인 발전을 해가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중국 인민은 세계 각국 인민들과 단결하고 협력해 평화가 항구적으로 정착되고 모두가 함께 발전하는 가운데 평화롭고 조화로운 세계를 만들어 갈 것이다. 중국은 또 일국양제(一國兩制) 원칙에 입각해 홍콩과 마카오에 고도의 자치권을 허용하며, 평화통일의 원칙에 따라 대만과의 교류 협력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올해는 중국의 11차 5개년 경제규획(規劃)이 실시되는 해로서 경제 구조조정과 함께 경제발전 방식의 전환에 힘을 기울일 것이다.

일본·미국 동맹 외교 기본 삼겠다

◆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

'개혁 없이 성장 없다'는 구호를 내걸고 집권한 뒤 다섯 번째 신년을 맞이했다. 개혁의 싹이 여러 분야에서 큰 나무로 자라고 있으며 민간 주도의 경기 회복도 시작됐다. 금융기관과 공무원 사회의 개혁 작업을 더욱 가속해 나갈 것이다. 개혁에는 끝이 없으며 '개혁을 멈추지 말라'는 많은 국민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일 것이다. 일.미 동맹과 국제 협조를 외교의 기본으로 삼고 근린 제국을 비롯한 각국과의 우호관계를 더욱 증진하도록 하겠다. 지난해 말 이라크에 파견한 자위대 활동을 1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러시아 국방 강화 국민들 이익 보호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2005년을 돌이켜 보면 사실상 모든 분야에서 긍정적이었던 한 해였다. 우리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여전히 몇 가지 문제를 안고 있지만 모두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경제.사회 분야에서 중요하며 야심 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러시아의 국방을 강화하고 국민의 이익을 보호할 것이다. 새해 연휴는 광활한 국토에 살고 있는 우리를 한데 모이게 해준다. 우리가 가장 중시하는 가치인 가족과 조국에 대한 사랑을 중심으로 뭉치게 해준다.

베이징.도쿄=유광종.김현기 특파원, 서울=박현영 기자

[뉴스 분석]

한반도 주변 4개국 정상들은 2006년 새해 메시지에서 평화와 공존을 강조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평화와 번영을 새해 목표로 제시했다. AP 통신은 "다소 진부한 느낌의 두 단어는 부시 대통령이 밖으로는 평화 증진, 안으로는 경제 안정이라는 두 줄기를 2006년에도 이어 나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집권 6년째를 맞는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 민주화 등 중동에서의 민주주의 확산을 주요 목표로 잡고 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평화와 공동 번영의 조화로운 세계를 강조했다. 새해에도 6자회담의 주최국으로서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안정에 주도적으로 기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일.미 동맹과 국제협조가 외교의 기본"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양국 정상회담에서 "일.미 동맹이 최우선"이라고 밝힌 데 대한 아시아 국가들의 반발을 의식해 '국제협조'를 추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 내 개혁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도 재확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국방 강화와 경제.사회 분야 개혁에 대한 굳은 의지를 밝혔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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