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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체육회담의 촉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LA올림픽서 우리가 영국·프랑스등 유럽 선진 대국들을 물리치고 당당 「세계10위」를 쟁취했을 때 우리는 남북 단 일 팀을 출전시키지 못한데 대한 아쉬움을 느꼈다.
마침 대한체육회는17일 다시 북한에 거듭 남북 체육회담의 재개를 요청했다.
우리가 금6개를 포함해 10개의메달을 따는 큰 성과를 올리고 귀국한 직후이기 때문에 북한이 어떻게 나올는지는 알 수 없으나 남북 대화의 계속이나 단 일 팀의 구성은 언제고 우리가 달성해야할 기본 과제의 하나다.
LA에서 우리가 올린 성과는 우리 민족의 저력의 과시다. 따라서 한겨레, 같은 민족인 북한도 함께 기뻐하고 격려해야할 거족적인 경사로 받아들여야한다.
앞으로 국제경기 일정이 많이 잡혀있다. 우리는 하루라도 빨리 단일 팀 문제가 타결되어 남북한이 하나가 되어 싸우고 함께 응원하는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단일 팀을 출전시켜 메달 몇 개를 더 따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남북한이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하나의 팀을 구성하는 과정 자체에 더 큰 가치를 부여코자한다.
회담에서 단일팀 구성을 위한 원칙이 합의되고 나아가서 선수·선발을 위해 남북한을 오가며 경기를 벌일 수 있다면 더없이 보람 있는 일이다.
더구나 그 같은 방식은 다른 분야에서의 남북문제 해결에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더욱 소중한 일이다.
남북문제는 우리 온 겨레가 가능한 한 빨리 해결해야할 민족적 대사업이다.
그러나 이 과업의 수행은 결코 단시일에 이루어질 수도 없거니와 한꺼번에 달성될 수도 없다.
통일이 되기까지는 많은 과정을 거쳐야하며 많은 세부 사업들이 하나 하나 해결돼 나가야한다.
이미 3개월째 결렬상태에 들어가 있는 체육문제는 그중 중요한 과정이며 긴요한 사업의 하나다.
북한당국은 대한체육회의 요청을 받아들여 하루라도 빨리 회담이 열리고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라마지않는다.
우리는 남과 북으로 대립하여 싸우는 투쟁단위이기 이전에 수 천년간 하나의 민족으로 뭉쳐 안으로는 고유문화를 건설하고 밖으로는 국토를 지켜온 운명공동체였다는 사실이 먼저 고려돼야 하겠다.
지금 다른 분단 민족들은 화해와 결합을 위해 부단히 모색과 협력을 계속해나가고 있다. 중국이 그렇고 독일이 그렇다.
우리도 과거의 운명공동체로 복귀하여 남북사업을 하나 하나 해결해 나가야 하겠다. 지금으로서의 그 첫 사업은 바로 단일팀 구성이다.
언어와 혈통 그리고 모습이 같은 우리가 단일팀을 구성하는 것만큼 우리의 민족적 동일 성을 명백히 확인할 수 있는 길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따라서 무슨 일이 있어도 이번 회담만은 꼭 성공시켜야 하겠다. 북한의 호응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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