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일곱색깔 무지개'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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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구장에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다. 선수들도 몸을 움츠렸고, 관중도 비를 피해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갑자기 비가 멈추면서 한줄기 햇살이 비쳤다. 그때였다. 누군가 '아~'하고 탄성을 질렀다. 외야쪽 하늘에 선명한 일곱색깔 무지개가 떠올랐다. 커다란 아치를 그린 무지개의 고운 자태는 오랜만에 보는 장관이었다.

수원구장의 주인 현대 타자들도 무지개 아치를 하늘에 수놓았다. 현대는 29일 수원 기아전에서 올시즌 한 경기 팀 최다홈런인 7개의 홈런을 쏘아올리는 파괴력을 앞세워 12-6으로 승리했다.

현대는 이번 기아와의 3연전에서 모두 14개의 홈런을 뽑아내며 3승을 싹쓸이했다. 현대는 패수가 많아 2위에 머물렀으나 선두 SK와 27승으로 어깨를 나란히 해 선두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현대는 2회말 이숭용.김동수의 솔로포로 2-0으로 달아난 뒤 3회 박진만의 솔로포에 이어 5회에는 심정수(사진).이숭용.정성훈이 세타자 연속 홈런을 기록했다.

세타자 연속 홈런은 프로통산 16번째다. 역대 연속타자 최다 홈런 기록은 2001년 8월 17일 대구 한화전에서 삼성의 이승엽.마르티네스.바에르가.마해영이 연출한 네 타자 연속 홈런이다. 현대는 10-6으로 리드한 8회말 프랭클린의 솔로홈런으로 '일곱발의 솔로홈런 쇼'의 대미를 장식했다.

지난주까지 6연승을 달렸던 4위 기아는 3연패에 빠졌고, 30일부터 5위 LG와 광주에서 4연전을 치르게 돼 4위 지키기에 비상이 걸렸다.

롯데는 사직에서 시즌 초반 교체한 두 외국인 선수 페레즈.이시온이 타선의 숨통을 틔워 한화를 3-2로 눌렀다.

롯데는 2회말 4번 페레즈와 5번 이시온의 연속안타로 무사 2,3루를 만든 뒤 계속된 2사 만루에서 김태균의 2타점 적시타로 리드를 잡았다. 롯데는 3회말 2사 후 페레즈의 좌전안타, 이시온의 적시 2루타로 한점을 보태 승부를 결정지었다.

LG는 잠실 SK전에서 선발 이동현의 호투와 루키 박경수의 시즌 첫 홈런 등으로 7-0으로 이겼다. 박경수는 2-0으로 앞선 6회말 쐐기를 박는 3점홈런을 터뜨렸다. 이동현은 7이닝 4안타ㆍ4삼진ㆍ무실점으로 막아 시즌 4승째를 올렸다.

이태일.김종문.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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