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군 “북, 2년 내 9m 탄도미사일 잠수함 장착 가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한민구 국방장관이 11일 긴급 안보대책 당정협의에 참석해 북한의 SLBM 수중 사출시험과 관련한 안보 현안에 대해 보고했다. 왼쪽부터 한 장관, 최윤희 합참의장, 조보근 합참 정보본부장. [김상선 기자]

11일 오후 4시30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 한민구 국방장관이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수중 시험발사에 관해 보고하는 자리에서 북한에 대한 군의 선제공격 능력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다. 새누리당 홍철호 의원은 “바둑을 둘 줄 아느냐”고 물은 뒤 한 장관이 “예전에 뒀는데, 지금은 즐기지 않는다”고 하자 “바둑에서 수비만 하다 지는 것만큼 억울한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위협요소를 우리가 감지해 먼저 타격할 수 있느냐”고 한 장관을 몰아붙였다. 여야는 이날 국방부의 안보 대비 태세가 미흡하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새누리당 주호영 의원=“북한 잠수함이 기지를 떠나 수중 작전에 들어갔을 때 바닷속 동선을 파악할 수 있는가.”

 ▶한 장관=“(기지에서 출발한) 시간과 거리 등을 추정해 대비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백군기(예비역 대장) 의원도 “국방부가 너무 안이하다”며 “잠수함이 수중으로 들어가서 활동하고 있을 때는 추적이 안 되지 않느냐”고 거들었다. 한 장관은 “우리가 탐지하고 식별하고 타격할 수 있는 기본적인 수단은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야는 “적은 얕보고 우리 능력은 과다 평가하는 게 적나라하게 드러났다”(새누리당 송영근 의원), “언제 어디서 북한 미사일이 날아올지 몰라 안보 위협이 더욱 심각해졌다”(새정치연합 진성준 의원)면서 국방부를 강도 높게 질책했다.

 한 장관은 북한이 SLBM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공개한 관련 사진 등이 조작됐다는 일부 네티즌의 주장에 대해 “조작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일축했다. 한 장관은 “북한은 SLBM 수중 사출실험을 모의탄을 이용해 했고, 이것이 성공했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이런 평가는 한·미 정보당국이 내린 동일한 평가”라고 주장했다. 인공위성 등을 통해 24시간 감시하고 있어 조작 가능성은 없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군 당국자는 비공개 보고에서 “북한이 이르면 2017년 말에 2000t급 잠수함에 2000㎞를 날아갈 수 있는 9m 길이의 탄도미사일 1발을 탑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여야 의원들이 전했다.

 한 장관은 이날 새누리당과의 긴급 안보 당정(오전 7시30분), 새정치연합 지도부에 대한 현안 보고(오후 2시20분)에 이어 국회를 세 차례나 찾았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한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과도하게 국민 불안을 조성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군의 대응 능력을 정확하게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한 장관은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러시아제 SLBM을 모방한 모의탄으로 북한은 아직 탄도미사일 개발을 완료하지 못했다”며 “북한은 현재 탄도미사일 1기를 탑재할 수 있는 2000t급 잠수함만 보유하고 있고, 그 이상 규모의 잠수함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앞서 열린 비공개 당정회의에선 새누리당 의원들이 한·미·일 공조체제를 강화하는 한편 현재의 대북 억제 전략을 전면 재수립해야 한다고 국방부에 요구했다. 한 장관은 “도발에 대한 응징은 국민의 명령”이라며 “군은 적이 도발하면 가차 없이 대응해 도발의 연대 고리를 확실히 끊어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글=현일훈·위문희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