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운전사 시위로 내린지 석달안돼 택시 사납금 다시 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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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대구 택시운전사 집단시위(5월23일)을 계기로 전국에서 일제히 내렸던 택시운전사 사납금이 석달이 채 안돼 다시 오르고 있다.
사건직후 6월10일까지 당국의「자율인하」종용에 따라 울며겨자먹기로 최하 l천원에서 최고 1만4천원까지 사납금을 내렸던 택시 회사들은 집단시위 열풍이 가라앉은 7월부터 『내린 사납금으로는 회사경영이 안 된다』며 노조측과의 재인상 협의를 유도, 8월 들어 대구·광주·강릉·김천 등지에서 1천∼5천원씩을 올렸고 그밖의 지역에서도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부산지역의 일부 택시 회사들은 운전사들의 임금과 보너스를 7∼15일간씩 늦춰 지급하는 등 음성적인 압력까지 가하고 있다.
운전사들은 『시위바람이 가라앉자마자 그것도 손님이 가장 적은 하한기에 사납급을 다시 올리는 것은 너무나 속이 들여다보이는 것』이라며 업주들의 처사에 분개하고있다.

<사납금인산>
택시 사납금을 다시 올린 곳은 현재 4개 지역으로 ▲대구가 회사와 택시차종에 따라 3천∼5천원 ▲광주 1천∼5천원 ▲강릉 2천∼3천원 ▲김천이 2천∼4천원을 올렸다.
이중 강릉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1년중 손님이 가장 많이 몰리는 시기라는 이유로 사납금을 올렸고 다른지역은 지난 5월 대구운전사 시위를 계기로 내렸던 사납금으로는 적자운영이라는 이유를 내세워 사납금을 올렸다.
특히 대구지역의 택시 업주들은 7월10일 노조측과 협의, 사납금 1만원 인하는 너무 많이 내린 것인만큼 적당한 시기에 회사별로 약간씩 올리기로 합의했으나 업주들은 노조측이 요구한 9윌1일부터의 2천∼3천원 인삼을 거부하고 회사별로 8월부터 1천∼5천원까지 올려 받고있다.
대구시 택시사업 조합측은『공인회계사의 원가분석으로도 지난번 사납금 인하로 택시 한대에 하루 7천원의 적자를 나타냈다』고 인상 근거를 밝히고 있으나 운전사들은『노조결성조차 재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몇몇 노조대표라는 사람들이 사업조합측에 놀려다닌 결과』라며 두달만의 사납금 재인상에 크게 반발하고있다.

<임금 늑장지급>
부산시내 1백52개 택시회사중 절반에 가까운 70개 회사가 7월분 월급지급을 7∼15일간씩 늦추고 있으며, 2개사는 5월분 보너스도 지급치 않고 있다. 이에 따라 7천여명의 택시운전사가 7월분 봉급을 못 받고 있다는 것이다.
업주들은 이에 대해 사납금 인하로 회사경영이 어려워진데다 1월 들어 다른 세금납부 등과 겹쳐 자금사정이 악화된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운전사들은『사납금 재인상을 유도하기 위한 업주측의 횡포』라고 비난하고 있다.
7일 상오에는 5월분 보너스를 받지 못한 고려교통·미성교통 등 2개 택시회사 소속 운전사 1백여명이 회사 주차장에 50여대의 택시를 세워놓고 항의를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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