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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띄우는 칼세이건 ‘우주 돛단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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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국 ‘행성협회’가 태양풍을 받아 항해하는 ‘우주 돛단배’를 20일 발사한다고 밝혔다. [사진 행성협회]

미국 천문학자 칼 세이건(1934∼96)은 1976년 NBC 방송의 ‘조니 카슨의 투나잇’에 출연해 혁신적인 새 우주선 개발을 제안했다. 커다란 돛으로 태양풍을 받아 날아가는 ‘우주 돛단배’였다. 가속에 시간이 걸리지만 연료가 필요 없어 장거리 탐사에 유리한 우주선이었다. 황당하게 들렸지만 미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선 바이킹호 개발에 참여한 전문가의 발언은 화제가 됐다. 그 뒤 40년, 그의 꿈이 차츰 현실이 되고 있다.

 미 민간 우주단체 ‘행성협회’는 8일(현지시간) “우주 돛단배 라이트세일(Light Sail) 호를 20일(현지시간) 시험발사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세이건이 브루스 머리(NASA 제트추진연구소장) 등과 1980년에 조직했다.

 라이트세일은 자르지 않은 식빵 정도의 크기다. 10㎤짜리 초소형 위성(큐브셋) 3개를 이어 붙여 만들었다. 내장된 4개의 삼각돛 면적은 34㎡나 되는 반면, 두께는 4.5㎛(1㎛=1000분의 1㎜)에 불과하다. 태양풍은 태양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빛 입자(광자)의 흐름’을 의미한다. 광자 자체는 질량이 없지만 태양풍은 질량과 속도의 곱으로 표시되는 운동량 을 갖는다. 이 때문에 거대한 돛으로 태양풍을 반사하면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라이트세일은 20일 군용우주선 X-37B를 쏘아올리는 미 공군의 새턴V 로켓을 얻어타고 함께 대기권으로 올라간다.

김한별 기자 kim.hanb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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