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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건강] 2005년 한 해 건강 목표 달성했나요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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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사진은 신건태씨 가족과 무관.

술.담배에 전 아빠, 비만하고 피로에 지친 엄마, 게임에 빠진 아이들…. 혹시 우리 가족의 모습은 아닐까.

올 한 해 우리 가족은 얼마나 건강했고, 얼마나 건강을 위해 노력했을까. 유전질환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질병은 생활습관에서 비롯된다. 건강습관이 나쁘면 당장 병에 걸리지는 않더라도 멀지 않은 장래에 가정을 위협할 질병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중앙일보 건강팀은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의 도움으로 한 가정을 추천받아 가족 구성원의 건강습관을 조사하고, 이에 따른 건강 나이를 측정했다. 저물어가는 2005년, 올해의 가족 건강 수준은 비록 낙제점이었지만 이제라도 늦지 않다. 건강습관을 되찾아 새해에는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약속해 보자.

# 가족의 건강습관

신건태(45.서울 가양동)씨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직장인이며 가장이다. 가족 역시 맞벌이 부부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주말이면 남편은 잠자기 바쁘고, 아들과 딸은 인터넷 게임에 빠져 있거나, 친구와 어울리길 좋아해 주말에야 한 가족이 식탁에 모인다.

가장 건강습관이 안 좋은 사람은 가장인 신씨와 아들. 신씨는 직업상(중소기업에서 영업담당) 지방출장이 잦아 주 3~4회 음주를 하고, 23년간 흡연을 하고 있다. 육류를 좋아하는데 운동은 전혀 하지 못해 스스로 비만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유일하게 건강을 위해 노력한 것은 담배를 하루 반 갑으로 줄인 것.

중학교 1학년인 아들 신재철군 역시 운동과는 담을 쌓고 지낸다. 학원 다닌다는 핑계를 대지만 평소 운동을 싫어해 체육시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다. 여기에 간식과 외식으로 햄버거.피자.청량음료를 즐긴다. 군것질을 자주 하고, 외식이나 배달음식에 의존하다 보니 입맛도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져 있다.

부인 김이영(42)씨는 건강의 중요성을 인식해 주 2~3회 운동을 한다. 어머니가 유방암에 걸렸을 때 비만이 관여할 수도 있다는 의사의 말을 귀담아 들었던 것. 문제는 짠 음식과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해 가족 전체가 주부의 입맛에 길들여져 있다는 사실이다.

초등학교 5학년인 딸 신지민양의 건강습관은 비교적 양호하다. 여자 어린이답게 몸매에 관심이 많아 육류와 인스턴트 음식을 삼간다. 부모는 체중보다 입이 짧은 것을 걱정하고 있다.

# 전문의의 평가

전문의가 내린 신씨네 가족의 건강 점수는 D학점 수준. 우선 신씨(키 172㎝, 몸무게 81㎏)의 체질량지수(BMI=27.4), 고혈압(157/94), 총콜레스테롤(240㎎/㎗) 수치가 모두 경계역을 넘어섰다. 이 수준이라면 10년 이내 심근경색이나 뇌경색이 나타날 가능성도 크다는 것. 당뇨 전단계인 내당능장애도 발생할 수 있다. 그의 건강 나이가 무려 14년을 더한 59세로 나온 배경이다. 이렇게 되면 실제 나이는 부인보다 세 살 많지만 건강 나이는 20년이나 많아진다.

평소 운동을 하는 부인(키 160㎝, 몸무게 60㎏)의 BMI는 23.4. 비만에 들어가지만 그래도 건강을 위협할 만한 수치는 아니다.

관심을 가져야 할 가족이 아들이다. 키 150㎝, 56㎏으로 BMI가 24.9에 이른다. 비만아로 장래 성인병 예비군에 속한다. 이런 상태를 지속하면 30대에 이미 고혈압이나 당뇨 전단계로 진입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딸은 145㎝, 40㎏으로 BMI가 19. 수치로는 정상을 유지하고 있지만 함정은 있다. 체중을 걱정해 식사량을 줄이고, 고르게 식품을 섭취하지 못하면 성장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 전문의의 조언

건강을 위한 답은 간단하다. 위험 요인은 줄이고, 건강 요인을 늘리는 것이다. 신씨는 우선 모든 검사 수치를 정상으로 돌려놓아야 한다. 혈압은 140/90 이하로, BMI는 18.5~22.9로, 총콜레스테롤 수치는 200 미만으로 내려야 한다. 이는 부인도 마찬가지. 특히 중년 이후 복부 비만은 만병의 근원이므로 허리둘레를 남자는 90㎝, 여자는 80㎝ 이하로 낮춰야 한다. 금연과 운동도 내년부터 당장 시작해야 한다. 운동은 금연 후 체중관리에도 도움이 되므로 반드시 두 가지를 병행해야 한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40대 신씨 부부에게 매년 정기적인 건강검진도 권장됐다. 부인의 경우 어머니가 유방암 병력이 있는 만큼 검진을 통한 적극적인 암 관리가 요구된다는 것.

짜고 맵게 먹는 부인의 식습관도 지적됐다. 이런 식습관과 외식 또는 배달음식은 가족의 비만과 건강 나이를 높이는 직접적인 원인이므로 힘들지만 엄마가 마련한 우리네 전통음식으로 바꿔야 한다. 외식을 줄일 수 없다면 식사량을 줄이는 것이 일시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아이의 평생 건강은 부모가 만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년에는 식습관은 엄마로부터, 운동습관은 아빠로부터 길들일 수 있도록 부모가 함께 노력해보자.

◆건강 평가 및 조언=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 성지동 교수

고종관 기자

건강 나이 체크 리스트

(자신에 해당하는 점수의 합을 실제 나이에 더한 것이 건강 나이다. 수치가 적을수록 건강함을 뜻함)

1. 식생활
① 항상 싱겁게 먹는다.
② 신선한 과일.채소를 주 5회 이상 먹는다.
③ 탄 음식을 먹지 않는다.
④ 식사를 규칙적으로 한다.
(모두 해당하면 -4, 2~3만 해당하면 -2, 해당 없으면 +4)

2. 음주
① 전혀 마시지 않는다. (0)
② 평일 주 2회 이하, 1회 음주시 소주 반병 이하 (-1)
③ 평일 주 2회 이상, 1회 음주시 소주 1병 이상 (+3)
④ ②와 ③ 사이 (+1)

3. 연간 여행거리
① 서울~부산 거리의 10배 이하 (-1)
② 서울~부산 거리의 10배 이상 (+1)
③ 서울~부산 거리의 20배 이상 (+2)

4. 건강검진
① 2년에 1회 이상 (-2)
② 전혀 받지 않는다. (+2)
③ ①와 ②의 중간 (0)

5. 운동
① 평균 1주 3회 이상 (-2)
② ①과 ③사이 (0)
③ 운동을 전혀 하지 않거나 월 3회 미만 (+2)

6. 직업의 위험도
① 일이 위험하지 않다. (-1)
② 일이 약간 위험하다. (+1)
③ 사고 가능성이 항상 있다. (+2)

7. 비만도
① 표준체중 (이상 체중의 90~110%) (-1)
② 과체중 혹은 저체중 (이상 체중의 110~119%, 혹은 80~90%) (+1)
③ 비만 혹은 심한 저체중 (이상 체중의 120% 이상, 혹은 80% 미만) (+4)
※ 이상 체중은 {키(cm)-100}× 0.9

8. 흡연
① 전혀 피운 적이 없거나 10년 전에 끊었다 (0)
② 5년 전에 끊었다.(+0.5)
③ 1개월~5년 사이에 끊었다 (+1)
④ 하루 1갑 미만+하루 1갑 이상 (+5)

9. 스트레스
① 정신.육체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어려움을 여러 번 겪었다.
② 나 자신의 방식대로 살려다 여러 번 좌절을 느낀 적이 있다.
③ 인간의 기본 요건도 충족되지 않는다고 느낀 적이 있다.
④ 미래에 대해 불확실하다고 느낀 적이 여러 번 있었다.
⑤ 할 일이 너무 많아 때로는 중요한 일을 잊기도 하고 할 수 없을 때도 있었다.
(지난 한 달 동안 스트레스로 1개 이상은 -2, 2개는 0, 3개는 +2)

10. 운전 및 안전습관
① 안전 벨트를 항상 착용하고, 무슨 일을 할 때마다 안전에 주의한다. (-1)
② ①의 질문 중 한 가지만 해당한다 (0)
③ ①의 질문 중 모두 해당하지 않는다. (+1)

11. B형 간염환자거나 바이러스 보균자
① 그렇다 (+3)
② 아니다. (0)
③ 모른다. (+1)

※ 건강 나이 측정법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김철환 교수가 미국 자료와 한국인의 질병 발병률을 참조해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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