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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과 보충수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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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초·중·고교가 모두 방학에 들어간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로 여름방학기간은 예년보다 4∼5일씩 늘어나. 평균 43일이 된다.이제 학부모 들은 학교에 뗘맡겄던 커다란 짐을 가정에서 떠맡게 됐으니 그만큼 자녀교육에 관심을 돌려야 할때다.
방학의 뜻은 교육의 장을 학교 울타리 밖으로 넓혀 가정과 사회생활을 배우는데 있다.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지녀야 할 덕목들을 체험하게 되는 이번 기회야말로 교내 학습 못지 않게 중요한 것임을 인식해야 할것이다.
특히 이번 여름방학이 예년과 다른것은 중·고교에서 보충수업을 하게된다는 점이다.학교에 따라 2∼3주의 수업을 하게돼 있어 실제 방학기간은 2O여일 밖에 안된다. 따라서 학부모들은 학교수업과 휴식을 병행해야할 특이한 이번 방학의 성격에 당황할지도 모른다.
문교부가 이번에 보충수업을 허용하게 된것은 고교 평준화에 따른 학력의 저하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평준화시책 10년만에정부가 이의 부작용을 인정한 것은 만시지탄의 느낌이 있으나 이때문에 교외·가정·자연학습의 기회가 단축된데 대해선 일말의 애석한 생각도 든다.
따라서 당국이나 가정은 이번 여름방학부터 학교 보충수업과 자연학습을 적절히 조화하는 슬기를 발휘해야 할것이다.
우선 첫번째 시행되는 보층수업기간 치곤 20일간이 너무 길다는 느낌이 든다.학생들에게 선택의 여지는 있다지만 전체 분위기에 동화되어 반강제적으로 등교해야하는것은 생각해볼 문제다. 10년간의부작용을 보충수업을 통해 치유하기 보다는 우선 입시제도부터 개선하고 방학을 희생시키는 일은 뒤로 미루느듯이 좋았을 뻔 했다.
따라서 올해 처음으로 시행되는 보충수업은 학료목에만 치중하지 말고 학생들의 취향에 맞춰 예능, 스포츠, 교사 주도아래 캠핑등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타당하다.자연학습의 교육효과를 인정한다면 방학기간의 단축으로 이효과가 반감되는것을 최소한으로 줄이도록 학교당국이 배려해야 된다는 얘기다.
중·고교생을둔 가정으로서도 짧은 방학기간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도록 머리를 써야 할것이다.방학의 절반을 학교에 맡겼다고 안심하기 보다는 이 기간중이나마 평소 자녀교육에 소흘한 점이 무엇인가를 반성하고 가정 나름대로의「보충교육」에 힘써야 한다.
방학을 이용한 가정·사회학습은 곧 가정의 단란함,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것이다.아울러 공중생활에서의 질서·책임의식,문화생활의 취향등을 느끼게 해주는 것도 짧은 방학을 윤택하고 풍성하게 보내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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