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Start] "위 스타트 산타 고마워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산타 오셨네’위 스타트 강북마을 아이들이 22일 산타클로스를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위 스타트 운동본부는 후원자들이 낸 성금의 일부로 위 스타트 마을 아이들을 위해 성탄 선물을 마련했다. 김성룡 기자

성탄절을 눈앞에 둔 '위 스타트(We Start)' 마을에 즐거운 종소리가 울려퍼졌다.

위 스타트 운동본부에서는 그동안 2만4701명이 전해 온 소중한 성금 가운데 3170만원으로 위 스타트 마을 어린이 3170명 전원에게 따뜻한 성탄 선물을 나눠줬다. 하마터면 쓸쓸한 연말을 보냈을 아이들은 산타 할아버지가 들고온 선물을 받아들고 함빡 웃음을 터뜨렸다.

위 스타트 강북마을의 우신이(9.가명)는 22일 오후 공부방에서 훈훈한 성탄 분위기를 즐겼다. 산타 할아버지.할머니, 예쁜 언니들이 선물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우신이는 엄마하고만 산다. 따로 사는 아빠는 알코올 중독자였다. 우울증.무력감에 빠진 엄마는 위 스타트 센터에서 심리 치료를 받고 있다. 우신이는 연필이 몽당이가 되어도, 미술시간에 풀.가위가 필요해도 가난한 엄마에게 말도 꺼내지 못했다. 이런 우신이에게 산타 할아버지는 학용품을 한아름 가져왔다.

"와, 없는 게 없네. 이제 뭐든 만들 수 있겠다." 우신이는 선물 포장을 뜯으며 탄성을 질렀다.

이곳 강북마을뿐만 아니라 경기도 성남.안산, 강원도 정선.속초 등 전국 12개 위 스타트 마을 어린이 모두가 선물을 받았다. 성금으로 아이들 모두에게 선물을 한 것은 처음이다.

어린이들에게 특별한 추억이 되도록 마을마다 개성 있게 선물을 전달했다.

강북마을에선 에버랜드에서 온 산타클로스, 까르푸 직원들이 어린이들을 맞았다. 까르푸는 2005년 한 해 동안 개인이 매달 1004원씩 기부하는 '1004운동'에 전 직원 6400명이 참여했다. 참여 기업 중 최대다. 까르푸 예성희 과장은 "이렇게 아이들을 직접 만나 알찬 선물을 나눠줄 수 있어 마음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위 스타트 철원마을 박규찬 센터장은 산타 모자를 쓰고 직원 두 명과 종일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선물을 돌렸다. 그는 "마을 어린이 130명 가운데 선물을 처음 받아본 아이가 상당수"라며 "부모들이 '남들처럼 아이에게 선물도 못 줘 미안했는데…'라며 더 고마워하더라"고 전했다.

위 스타트 운동본부 김선귀 팀장은 "남에게 선물을 받고 자신이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갖는 것은 어린이에게 아주 중요하다"며 "어린이들이 좋은 추억을 간직할 수 있도록 내년엔 더 다양한 선물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권근영 기자 <young@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