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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개신교회의 물량주의 실태|목양산-교회매매-헌금말썽의 악순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한국 기독교회의 일부 세속화된 배금·물량주의가 「박조준목사 외화밀반출 기도사건」을 계기로 또다시 세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교계안팎의 거듭된 비판을 받아온 교회 물량주의는 우려내기식의 엄청난 현금과 경쟁적인 교회난립상, 기계적인 교화매매, 목사의 양산등에서 그원인을 찾을수 있다.
교회헌금의 종류는 지난해 4월 전택부 장로 (YMCA명예총무)의 조사에 따르면 국가세금 종목 (27종) 보다 훨씬 더 많은 38종이나 됐다.
일부 교계 주간신문 광고난에는 그처럼 신성시하는「그리스도의 몸된」 교회 매매광고가 난무한다.
『우리에게는 당신들에게 줄 금도 은도 없소. 그러나 우리가가진것을 당신에게 주겠소. 나사렛 예수의 이름으로 일어서 걸으시오』
「베드로」의 가난이「베드로」의 재부가 된 이 한토막 청정한복음을 되씹으며 한국기독교의시급한 갱신과제인 교회 물량주의 실태서 알아본다.

<헌금>
지난해의 한국개신교회 현금수입총액은 4천3백99억원으로추정됐다.
이같은 현금액수는 전택부장로가 78, 79년과 82, 83년의 서울시내 43개교회 예산 및 걸산서서 수집, 대비 분석한 결과추정된 숫자다.
지난해 6윌 기독교신도연맹심포지엄에서 밝혀진 현금 종목 38종은 주일 월정 선교 교육 수리 난방 구역 생일 구호 현신 양수기 부흥회 성회 6·25기념 사랑 목적 특별목적 대지 정의 특별집회 대지 심방사택 3·1절 성탄절 부활절 봉사 무정 교회신축등이다.
「십일조」로 대표되는 각종 헌금의 가장 큰 비리는 세금성적의 의무감 강요-.
현금봉투에 이름을 적어내게하거나 직접 간접(교회주보등에 게재) 으로 공개해 「경쟁심」까지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다음은 신병의 치병이나 하느님의 은혜서 팔고 사는 식으로 헌금을 거둬들이는 수탈적행위-.
세째는 교회 헌금이 본래의뜻대로 가난한 이웃이나 사회봉사를 위한 하느님 사업보다는 교회를 새로 크게 짓고, 기도원을 건립하고, 공원묘지서 마련하고, 전자오르간·휘황한 조명시설을 갖추는등「끝없는 욕망」의 교회팽창과 치장에 주로 쓰인다는 것이다.
헌금 종류나 액수가 엄청나다는 그 자체가 문제일것은 없다.
교회재정의 l5%정도만이 사회봉사서 위해 쓰이고 있을뿐이라는게 문제다(전장로 조사).
행인들의 시각을 압도하는 연건평 1만평 규모의 서울 영동C교회 신축 대성전-.
곧 완공예정인 이 교회는 공사비만도 1백20여억원이 투입됐다.
월60만원의 월급을 받는 K교회의 한 신자는 지난해 교회신축 특별헌금으로 1백20만원을 냈다고 한다.
『한국교회의 우상은 「돈」이다. 한국교회의 마음은 너무나도 헌금에 집착해 있다. 부흥회 강사들이 신유나 축복이라는 이름으로 신도들의 감정을 흥분시켜 헌금을 수달하는 사례는 참으로 비통한 일이다』
지난해 장로협의회 세미나에서 오늘의 교회 물량주의를 질타한 비판이다.

<교회난립>
『교회를 팝니다』 『개척교회양도』-.
세속의 이해로는 소설이나 영화제목을 연상케하는 기독교 주간지들에 실린 교회 매매광고다.
흔히 이들 광고는 「금지」 라는 부제를 붙여 교회건물의 위치 평수 신자수 시설·원매자전화번호를 표시한다.
위치설명에는 「교회부흥지역」「아파트단지」등과 같은 복덕방투기 유인문구를 첨가하기도 한다.
『개척교회 후임자 구함. 성구및 시설일체 양도 (전화포함), 아파트밀집지대로 양호한 조건, 근접지에 교회없음, 평수30평, 방1,부엌1, 단독건물 2층. 문의전화 ○○○-××××.』
지난 6월24일자 기독교 주간지 B신문의 교회양도 광고내용이다.
성서적으로 볼때 교회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한 예수의 지체다.
따라서 그리스드의 몸인교회는 하느님의 백성 공동체가 모어 예배하고 친교하는 지엄한 성전이다.
성전의 매매는 교회의 세속화한 상업주의 냄새를 물씬 풍기는 말세풍조의 한 단면이다.
대도시 변두리 도시계획개발에서 복덕방 다음으로 들어서는게 교회임은 흔히 보는 현상이다.
소외 「개척교회」 라는 이름의 이들 교회가 개발돼 신도가 많아지면 세속적인 프리미엄을 붙여 팔아 넘기는데서부터 투기성의 성전매매가 시작됐다.
경쟁적인 교회난립상은 서울시내의 교회수가 다방(5천3백개소)보다도 많은 5천6백여개에 이른다는 통계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교회구」 라는 별칭이 붙기도한 신개발지역인 강남구에는 도곡동네거리 개나리아파트단지 주변의 경우 22개의 교회가 난립해있다.
주일이면 안 임대빌딩안의 몇개 교회들이 아래층 교회서는 찬송을 부르고 위층 교회에서는 통성기도를 하는등 경매장의 혼잡을 방불케하는 엇갈린 예배가 소란스럽게 진행된다.
교단헌장이 5백m 이내에는 교회개척을 금한 장로교(통합)의 경우까지도 이를 무시하고 난립해 있는 실정이다.
밤의 서울시내 네온사인 십자가를 세어봤다는 한 주부는「하늘의 별」 만큼이나 많은것같더라는 표현을 하기도했다.<이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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