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전국프리즘

절약은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해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3면

지구 온난화는 기후를 변화시켜 예상치 않던 지역에서 홍수와 가뭄을 발생시키며, 북극과 남극의 빙하를 녹여 해수면을 상승시켜 저지대에 위치한 도시와 태평양 섬나라들이 물에 잠기는 결과를 낳는다. 2005년 가을 미국 남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기후변화 및 그 영향의 문제를 현실의 문제로 인식시키는 계기가 됐다. 우리나라도 동해의 수온이 지난 10여 년간 0.5도 상승했으며 그 결과 대표적 한류 어종인 명태가 풍부하던 동해에서 명태가 사라지게 됐다.

환경 문제와 자원고갈 문제는 제품의 대량생산 및 대량소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실제로 지구 온난화 문제는 제품의 대량 사용, 특히 에너지의 무분별한 사용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 지구의 환경 문제와 자원고갈 문제를 근본적으로 야기하는 요인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제품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자동차.냉장고.휴대전화.가구 등 우리 생활에서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우리 생활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와 같은 소비행태가 지속될 경우 지구상의 자원은 가까운 장래에 고갈될 것이며, 우리의 환경은 극도로 피폐해질 것이 명약관화하다. 그렇다면 이 모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없는 것일까. 물론 해결책이, 그것도 간단한 해결책이 있다. 바로 '지속 가능한 소비'다.

이는 곧 '절약'이라는 친숙한 단어로 표현될 수 있다. 불필요한 제품의 구매를 자제하고, 일단 구입한 제품은 설계된 제품의 수명만큼 오래 사용하는 것이다. 1960~70년대 우리 국민이 절약하며 살았던 것을 거울삼아야 하며 몽당연필의 기억을 되살려야 한다. 또한 제품 구매 시 친환경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하는 소비자가 되어야 한다. 여기서 친환경제품은 제조 시 자원소모를 최소화하고 사용 시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며 폐기 시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제품을 말한다.

21세기를 사는 우리들은 지난날로 시계를 되돌릴 수 없다. 그러나 지난날의 절약정신만큼은 본받아야 한다. 친환경제품을 사용하고 근검절약하며 미래 소비기반의 지속 가능성까지 고려하는 삶을 영위한다면 우리가 당면한 환경 문제와 자원소모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 우리의 삶이 이와 같이 변화할 경우 우리나라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변화가 전세계로 확산한다면 인류는 지속 가능한 사회를 이룩하게 된다. 바로 이것이 우리 인류 모두가 염원하는 목표가 아닐 수 없다. 이제 문제 해결의 성패는 우리의 결단에 달려 있다.

이건모 아주대 교수·환경공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