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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전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바늘귀를 꿰는 것이 훨씬 쉬운 일이다』-.
미국 육군탄도미사일방어체제 사령부의 자주요격실험계획 책임자인 「엘빈·헤이버그」3세 소장의 증언이다.
그러나 군사과학자들 중엔 그 실험이 1천6백km (4천리) 떨어진 곳에서 날아가는 총탄을 총을 쏘아서 맞히는 정도로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하는 사람도 있다.
미국이 지난 10일 성공한 ICBM의 자주요격실험은 그만큼 역사적인 일이다. 그래서 펜터건은 『미국에서 처음이고 세계에서도 아마 처음』인 「외계간섭」(Outer Space Intercept)이라고 설명했다.
「아마」라는 표현은 소련의 킬러위성을 염두에 둔, 다분히 겸양스런 자신감읕 보여준다.
미국 육군탄도미사일방어체제 (ABMDS) 「유진·폭스」사령관의 상황설명도 인상적이다.
모의탄두를 실은 미니트맨 미사일이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공군기지에서 우선 발사됐다. 20분 후 거기서 6천7백km나 떨어진 남태평양의 콰첼린섬에서 요격탄두 HOE(Homing Overlay Experime)가 모의탄두를 겨누고 발사됐다.
HOE는 고도 1백60km에서 적외선 탐지기로 날아오는 모의탄두에서 방출하는 열을 감지, 포착했다.
HOE는 즉시 직경 7·57m의 철망(net)을 걸치며 유도컴퓨터를 작동시켜 모의탄두에 2·44m까지 접근했다. 접근속도는 초속 6km. 미니트맨의 모의탄두는 드디어 우산처럼 생긴 철망에 걸리면서 폭발했다.
공상과학영화 『별들의 전쟁』에나 나옴직한 그 실험은 6년의 세월과 3억달러의 비용을 들여 드디어 성공을 거뒀다.
60년대 말에도 공중요격실험은 있었다. 스파르탄 핵장착 요격미사일이다. 그때 이후 핵탄두로 적의 미사일을 파괴하는 무기체제는 일반화됐다.
소련은 그 방식으로 모스크바 주변에 ABM을 실전 배치하고 있다. 최근엔 킬러위성으로 적의 ICBM을 맞받아 치는 방식도 개발되고있다. 레이저광선무기나 전자빔 무기도 개발되고 있다.
미국 네바다주의 사막 한가운데엔 「51구역」이란 곳이 있다.
그곳에서 새로운 자주무기들이 「별들의 전쟁」에 대비해 극비로 개발되고 있다. 83년3월 「레이건」은 전략방공우선계획 (SDIP)도 발표한바 있다. 그에 따라 펜터건은 앞으로 5년 동안 무려 2백40억달러를 쓸 계획이다.
바야흐로 「별들의 전쟁」은 영화가 아니라 무서운 현실로 다가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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