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여름방학 70여일로 늘어|학생들은「실속」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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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올부터 대학의 여름방학이 종전의 배에 가까운 70여일로 늘어났으나 학생들의 방학중 활동 여건은 마련되지 않아 결국 늘어난 방학으로 정규수업일수만 줄어든 결과를 빚게됐다.
문교부는 여름학기를 신설해 듣고싶은 과목을 수강하고 해외연수를 통해 견문을 넓히며 취업과 봉사활동을 통해 학자금 마련과 사회경험을 쌓도록 한다는 이유로 학기제를 개편해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예년에 비해 한달 빠른 내주부터 긴 여름방학에 들어가지만 이들의 활동에는 갖가지 제약이 따라 뜻있는 방학생활을 보내기는 어려운 실적
각대학이 마련한 여름학기는 개설과목이 불충분한데다 수강자격도 대부분 학점 미취득자로 제한돼 있고 농촌봉사활동 또한 학생들의 의식화 활동을 우려하는 대학당국의제지로 마음대로 나갈 수 없다.
또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은 예년보다 30∼40%나 늘고 있지만 일자리는 수요의 반에도 못미치고 있으며 해외연수는 엄청난 비용 때문에 그림의 떡이다.

<여름학기>
서울대를 비롯, 거의 전대학이 여름학기를 개설했으나 ▲대부분 학점 미취득자를 위한 재수강 기회에 중점을 두고있고 ▲조기졸업희망자를 위한 일부과목이 있으나 신청자격이 극히 한정돼 있다. 또 ▲수강료가 학점당 3만원 정도로 비쌀뿐 아니라 ▲지방학생은 얼마 안되는 학점취득을 위해 비싼 하숙비를 부담해야하기 때문에 인기가 없다.
건국대의 경우 39개 과목을 개설할 예정으로 수강신청을 받았으나 영어 수학·국어 등 3개 과목만 수강인원 20명을 넘어 개설이 확정됐고 한양대도 18개 과목중 11개과목만 개설가능인원 20명을 넘었다.
교수들은『처음 실시하는 여름학기여서 그렇기는 하겠지만 학교측이 충실한 강좌를 개설하려는 성의가 부족하고 학생들도 열의가 없어 학교활동의 계속이란 학기제개편 취지는 찾기 어렵게 됐다』고 했다.

<취업실태>
방학중 부직을 희망하는 학생은 지난해에 비해 30∼40%씩 늘어났으나 일자리는 오히려 줄었다.
서울대의 경우 직업보도실에 부직신청서를 낸 학생은 지난해보다 30%정도 늘어난 1천2백여명이지만 지난9일까지 취업이 확정된 인원은 불과 3백여명.
성균관대도 지난해보다 5백명이 늘어난 2천3백여명의 학생이 부직신청을 했으나 일자리는 지난해의 절반도 안되는 실정.
대학생아르바이트 은행에 접수된 부직신청자도 10만여명에 이르고 있으나 일자리는2만명정도에 불과할 것 같다고 관계자들은 걱정하고 있다.

<농촌봉사>
농촌봉사에 나서겠다는 학생들이 대학마다 몰리고 있으나 학교측은 의료·기술봉사 외의 노력봉사 등은 금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해외연수>
연대·중앙대·한국외대 등에서 해외연수 희망자를 모집했으나 반응은 적고 한국학술진흥재단에서도 미·일·영·오스트리아 등 4개국 연수희망자의 신청을 받았으나 모집인원 1백95명을 겨우 채웠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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