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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중남미 진출 키워드는 전자상거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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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김재홍
KOTRA 사장

장벽은 한계로 보이지만 극복해내면 든든한 보호막이 된다. 비즈니스 입장에서 보면 지구 반대편의 중남미가 그렇다. 지리적으로 너무 먼 탓에 그동안 중남미는 중소기업들에겐 ‘꿈의 시장’이었다. 그런데 이번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외교는 이런 한계를 뛰어넘어 중소기업들이 고부가가치 분야로 진출하는 가능성을 제시해 의미가 크다.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는 최상의 비즈니스 모델은 전자상거래다. KOTRA는 이번에 우리 중소기업들의 전자상거래 진출과 온라인 유통망 협력을 위해 방문국의 전자상거래협회, 온라인 쇼핑몰 등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콜롬비아 상공회의소 전자상거래협회(CCCE), 콜롬비아 최대 온라인 쇼핑몰(Linio), 칠레 산티아고 상공회의소, 브라질 최대 홈쇼핑 기업(Polishop) 등은 모두 한국의 우수 제품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따라서 이번에 맺은 MOU들이 교역을 늘리는 촉매가 되어 원거리의 장애를 극복하는 바람직한 비즈니스 모델이 많이 창출되길 기대한다.

 이번 순방은 고부가가치 분야에 중소·중견기업들의 진출 기회를 넓힌 점도 의미 있다. 중남미는 빈부 격차가 크고 사회 인프라 구축이 미비해 의료·보건, ICT 등의 분야에 진출할 가능성이 많다. 이를 위해 KOTRA와 보건산업진흥원이 브라질 제2의 국영 제약연구소인 IVB(Instituto Vital Brazil)와 MOU를 체결해 바이오·제약분야의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콜롬비아 제2의 도시인 메데진 시와 교통카드 사업 및 무선충전 전기버스 도입 등을 추진하게 된 것은 우리의 앞선 ICT 및 인프라 기술력이 현지의 고부가가치형 신산업에 진출하는 선례가 될 것이다.

 우리 기업들의 진출 품목을 다변화하는 계기가 된 것도 이번 순방의 의미로 꼽을 수 있다. 중소기업들이 강점을 갖춘 분야이면서 이들이 필요로 하는 건설·환경 플랜트, 산업기자재, 소비재 등의 분야에서 성과를 거둬 고무적이다. 그동안 자동차·자동차부품·합성수지 등 일부 품목에 대한 높은 의존도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품목 위주로 교역을 확대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이런 성과들은 1대1 비즈니스 상담회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지난 중동 순방 때 처음 도입된 상담회가 이번에도 위력을 발휘했다. 1대1 상담회는 현지 바이어들에게도 ‘신뢰의 상징’처럼 인식되는 것 같다. 보통 중남미 바이어들의 불참률은 30%나 되는데, 이번 상담회에는 몇 개 업체를 제외하고 모두 참가했다. 대통령이 보증하는 업체라는 인식 속에 에콰도르·베네수엘라 등 인근 5개국에서도 바이어들이 찾아와 계약이 성사되기도 했다.

 중남미 순방 4개국에서 열린 1대1 상담회는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그런데 이제부터가 더 중요하다. 상담회에서 뿌린 씨앗들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려면 세심한 점검이 필요하다. 그래서 중남미 지역본부의 14개 무역관장들과 함께 성과 확산을 위한 후속사업을 논의하느라 분주하다.

김재홍 KOTRA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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