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전두환 정권 규탄 시위에 나섰다가 최루탄에 맞아 사망한 고 이한열 열사의 운동화가 28년만에 복원된다.
26일 이한열기념사업회에 따르면 근·현대 미술품 복원 전문가인 김겸 박사(47)가 이한열 열사가 시위 당시 신었던 운동화를 복원하고 있다.
한 짝 밖에 남지 않은 고인의 '타이거' 운동화는 가족들이 보관해오다 지난 2004년 이한열기념관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운동화의 뒤축이 조각조각 갈라지는 등 손상이 심해졌다. 특히 폴리우레탄 재질로 된 밑창은 복원이 어려울 정도로 바스라졌다.
지난해부터 유품을 보전처리해온 기념사업회는 운동화 전문가를 찾지 못해 처리를 미뤄오다가 김 박사를 만나 복원을 진행했다. 기념사업회 측은 “오는 6월 9일까지 복원 작업을 마치고 운동화를 전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1987년 스무살이었던 대학생 이한열은 6월 9일 모교인 연세대 정문 앞에서 전투경찰이 쏜 최루탄을 머리에 맞았다. 외신이 그 순간을 사진으로 찍어 보도하면서 6월 민주항쟁의 기폭제가 됐다. 그는 한달여 만인 7월 5일 숨을 거뒀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