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로 본 ‘금주의 경제’] 대선 뛰어든 칼리 피오리나 전 HP 최고경영자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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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호 18면

AP=뉴시스

칼리 피오리나(60·사진) 전 휴렛팩커드(HP)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대선 경쟁에 뛰어들었다. 22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피오리나는 다음달 4일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참여를 공식 선언할 계획이다. 첨단 정보기술(IT)기업 CEO 출신답게 출마 선언은 성대한 행사가 아닌 온라인 발표 형식으로 진행된다. 그는 이튿날인 5일 뉴욕에서 IT매체 테크크런치 디스럽트가 추최한 콘퍼런스에서 강연을 하고 자서전을 공개하는 등 후보로서의 일정을 시작할 계획이다.

HP 최초 여성 CEO 힐러리 대항마 될까

현재 정치인 피오리나의 당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미 CNN방송이 20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피오리나를 1순위로 지지하는 공화당원은 2%에 불과했다. 그의 경쟁력은 공화당의 유일한 여성후보라는 점. WSJ은 이날 보도에서 “민주당의 유력 대권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대항마가 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피오리나는 스탠퍼드대에서 사학·철학을 전공한 뒤 메릴랜드대에서 경영학석사(MBA),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공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AT&T에 입사해 경력을 쌓은 뒤 임원으로 승진했다. 루슨트테크놀로지스 분사 작업에 참여한 일이 AT&T에서 경영 능력을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1998년 포천지가 뽑은 ‘비즈니스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으로 선정된 피오리나는 이듬해 HP사상 최초로 외부영입 케이스로 회장 자리에 올랐다. 이후 컴팩과의 합병을 성사시키는 등 세계 최고의 여성 기업인으로 찬사를 받았으나 실적 부진과 주가 폭락의 책임을 지고 2005년 2월 사임했다. 그러다 2010년 공화당의 캘리포니아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하면서 정치계에 입문했다. 당시 고배를 마신 그는 이번에는 대통령이라는 큰 목표를 향해 다시 뛰기 시작했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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