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평생학습대상] 개인학습자 부문 대상 - 김순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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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지 못한 게 아니라 배움을 포기하는 게 부끄러운 거죠."

'놀부보쌈'으로 유명한 ㈜놀부의 대표이사 김순진(53.사진)씨. 성공한 사업가인 그가 평생교육에 대한 도전정신을 인정받아 제2회 평생학습대상 개인부문 대상을 받았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중학교를 중퇴한 김씨는 곧장 장사에 뛰어들었다. 1987년 문을 연 보쌈가게가 큰 성공을 거뒀고, 이어 시작한 한식 프랜차이즈 사업도 가맹점을 늘려가며 덩치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사업이 커질수록 현장 경험만으로 회사를 경영하기엔 한계를 느꼈다. 91년 서른아홉이란 늦은 나이에 검정고시 준비를 시작했다.

"수많은 직원을 거느린 기업의 사장으로서 초등학교만 졸업했다는 사실을 밝힐 용기가 없었어요. 남들의 눈을 피해 공부하느라 힘들었죠." 96년 고입과 대입 검정고시를 연이어 합격한 그는 서울보건전문대 전통조리과에 합격해 마흔다섯의 늦깎이 대학생이 됐다. 이어 3학년 때 우송대 관광경영학과에 편입했고, 자식뻘 되는 학생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장학금과 학업우수상을 받았다. 도전은 계속돼 경원대 대학원(관광경영학)에서 외식산업 품질에 대한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어 2003년 박사과정에 입학한 그는 현재 학위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그동안 공부한 내용과 실무경험을 결합해 조리 기술서와 프랜차이즈 경영매뉴얼 등의 교재를 만들어 현장에서 활용하고 있다. 의장.실용신안 4건, 상표권 35건을 획득하는 등 연구도 멈추지 않고 있다.

그는 95년부터 가정형편이 어려운 중.고생과 대학생 56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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