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방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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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를 다시 수입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농림부는 14일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해 이르면 다음주 중 박홍수 농림부 장관이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 개시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농림부 박현출 축산국장은 "장관의 자문기구인 가축방역협의회의 논의 결과를 토대로, 수입을 재개하는 쪽으로 정부 입장을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가축방역협의회는 이날 정부 과천청사에서는 정부.생산자단체.소비자단체.학계 관계자 16명이 참석한 가운데 2차 회의를 열고, '수입 재개'라는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지만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농림부가 전했다.

박 국장은 "한.미 간에 수입조건, 도축장 지정 등 모든 협상이 끝나면 2개월 후부터 수입이 가능해진다"고 말해 내년 상반기 중으로는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될 전망이다.

양국이 협상하면서 생후 몇 개월 이하의 소에서 나온 고기를 수입할지 '수입 조건'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아직 국민이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100% 믿지 못하는 분위기에서 정부는 안전성이 확실히 검증된 쇠고기만 수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축산물 교역 기준을 관장하는 국제수역사무국(OIE)은 올 5월 뼈가 제거된 생후 30개월 이하의 소 살코기는 안전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일본은 12일 생후 20개월 이하 소에 한정해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이 국제기준보다 강화된 기준을 적용했기 때문에 한국도 일본 기준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국은 국제기준을 제시할 것이 확실하다.

만약 양국 입장이 팽팽히 맞서 수입 조건을 합의하지 못하면 협상이 길어질 수 있다. 이 경우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은 내년 하반기로 미뤄질 수도 있다. 한우협회.낙농육우협회 등 생산자 단체들의 반발도 거세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에서조차 안전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는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면 국내 축산업 전반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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