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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D-6 … 야당 겉으론 웃고, 속으론 불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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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오른쪽)가 인천 서 - 강화을 재·보선에 출마한 신동근 후보와 강화군 마니산 영농조합을 찾아 된장 맛을 보고 있다. 문 대표는 이날 “야당에 힘을 모아 달라”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겉으로는 ‘맑음’, 속으론 ‘흐림’.

 새정치민주연합의 4·29 재·보선 기상도가 그렇다. 재·보선 D-7인 22일 양승조 사무총장은 기자간담회를 자청,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있다”며 “며칠 동안의 흐름을 보면 큰 변화의 조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100%라고 장담은 못하지만 4곳에서 모두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춘석 전략홍보본부장도 “2곳(서울 관악을, 인천 서-강화을)은 접전이고 2곳(광주 서을, 성남 중원)은 추격 상황”이라고 했다.

 당초 “야당 후보 난립으로 전패할 수도 있다”는 우울한 전망 속에 있던 새정치연합이 ‘전승’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하지만 겉으론 자신만만해 보여도 속내까지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복수의 야당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1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선 이런 대화가 오갔다.

 ▶주승용 최고위원=“인천과 성남은 새정치민주연합과 새누리당의 싸움, (정동영 전 의원이 출마한) 서울 관악을과 광주는 당의 내부 싸움이다. 광주는 치명타를 줄 수 있는 운명을 지닌 곳이다. 광주의 천정배 전 의원은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 없다. 우리 당의 공천을 못 받고 떨어진 분들이, 목소리 큰 분들이 모두 천 전 의원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20~30대는 우리 조영택 후보를 지지하는데 50~60대는 반대쪽을 많이 지지한다. 5~10% 지고 있다. 5% 정도면 우리가 이긴다. 하지만 10%는 차이가 크다. 세몰이보다는 로키(저자세)로, 길바닥으로 가야 효과를 본다. 이완구 총리의 사의 표명은 새누리당에 국면 전환의 기회를 만들어 줬다. 우리가 치고 올라가는 흐름이 주춤해질 수도 있다.”

 ▶양승조 사무총장=“인천은 아주 박빙이고, 광주는 차이가 많이 난다. 성남은 초반에 차이가 많이 났는데 많이 좁혀졌다. (하지만 이 총리 사의 표명으로 국면이 바뀌면) 우리가 잘 못하고 끝날 수 있다.”

 ▶오영식 최고위원=“성남은 5% 안팎 정도의 차이다. 의원님들이 지역에 많이 오시라. 국회 상임위별로, 소관 직능단체 회장님들을 아시는 대로 최대한 수첩에 체크해 선거에 큰 힘이 되도록 모셔 달라.”

 ▶홍영표 의원=“인천 서-강화을은 초박빙이다. 하지만 강화는 워낙 보수적인 지역이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3일째 강화의 자연부락을 샅샅이 돌아다녔다. 김 대표가 ‘이 총리가 있으면 선거를 할 수 없다’는 제안을 받고 강력하게 요구를 해 사퇴를 관철시킨 것 아니냐고들 얘기한다.”

 실제론 이렇게 걱정을 해 놓고 하루 만에 ‘장밋빛 전망’을 내놓은 이유는 뭘까. 보통 선거 판도가 박빙일 땐 “아슬아슬하게 지고 있다”는 식의 ‘엄살작전’을 펴는 게 일반적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당 핵심 관계자는 “‘이길 수 있으니 야당 지지층이 투표율을 높여 달라’는 호소였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오늘 기자회견이 선거운동원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이날 문재인 대표는 인천 서-강화을 지역의 산업단지와 노인회, 영농조합 등을 돌며 “부패 정치를 심판하고 야당에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글=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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