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원 할 일 없는 식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모든 군중집회에서 참석한 천주교신자들의 질서와 규율에 모두들 감탄했습니다. 광주·대구집회는 말할 것도 없고 「1백만 명」 이 모였던 6일의 여의도집회에도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단 한사람도 자세의 흐트러짐이 없었고 행사가 끝난 뒤에는 청소원의 할 일이 없게 휴지 한 조각 없이 깨끗했읍니다.
-교황은 가는 곳마다 신자는 물론 많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환영을 받았습니다. 다른 국가의 원수들과는 달리「동원」이 거의 없고 자발적으로 나온 것이 특색이었읍니다.
-교황의 경호 문제도 크게 신경을 썼죠. 교황의 광주방문은 방한기간중 경호의 하이라이트였어요. 전남 도경은 지난 1월20일부터 「1백8일 작전」을 세우고 미국·영국·일본·스페인 등 세계7개국의 경호관계 비디오테이프를 구입, 수 십 번씩 틀어보면서 광주실정에 맞는 경호계획을 세웠다더군요. 경호요원 5천2백명에게는 도경회의실에서 7차례나 천주교의식교육을 시켜 어떤 경찰관은 준 천주교신자가 됐다고 했어요.
-소록도는 한달 전부터 경찰경비정 13척이 주야로 감시하고 2백 명의 전투경찰대가 섬에 고정배치 됐었지요.
-경찰관계자들의 말로는 교황이 광주비행장에 도착해서 미사장에 입장할 때까지를 3단계로 나누어 차량행렬속도까지 바꾸었다더군요. 포프스모빌에는 서울에서와는 달리 바깥쪽에 4명의 경호원이 한발을 걸치고 육탄경호를 하는 등 그야말로 철통경비라는 느낌을 주었어요.
-미사장인 무등 경기강에서는 입구에서 금속탐지기로 검색을 했기 때문에 갖가지 해프닝이 연출되기도 했어요. 택시를 타고 온 신자들은 거스름돈으로 동전을 받으면 금속탐지기에 걸려 입장이 지연될까봐 아예 거스름돈을 받지 않아 때아니게 택시운전사들이 즐거웠지요. 시골서 온 한 40대 신자는 세 차례나 금속탐지기에 금속음이 울리자 쇠붙이가 둘은 허리띠를 풀고 허리춤을 손으로 갑아 간신히 입장이 허용되기도 했어요.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