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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 예우 싸고 서로 "눈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새로 만들어진 25개 국영기업체의 이사장자리가 모두 확정 발표되자 각 기관들은 당장 어떤 대우로 이들을 맞아들여야 할지 고민들이다.
특히 확정된 이사장의 대부분이 그 동안 각 기관별로 천거했던 인물들과 거의 달라 어리둥절한 표정들이고 그 중에는 J씨·N씨 등 본인이 사양했던 케이스도 더러 있다는 뒷이야기다.
이사장 예우에 있어 각 기관별로 드러난 공통점은 ▲월 급여70만∼1백 만원정도 ▲승용차(로열살롱) ▲사무실과 여비서가 있는 것 등인데 현직이 있는 경우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듯.
이사회의 정식가동은 각 기관별로 1∼2명씩의 비상근 이사자리를 더 채워야하므로 이 달 중순께나 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4일 하오 임명장을 받고 바로 은행장을 찾아 상견례를 가진 사람은 조진희 주택은행 이사장 한 사람뿐.
정치근 산은 이사장과 나웅배 기은 이사장은 간단한 전화통화만 했고 내주 초께 첫 출근을 할 예정이다.
지난해말 대사직을 사임한 뒤 하와이대에 가있는 장례준 국민은 이사장은 오는 7일께나
귀국, 은행의 집행간부들과 첫 대면을 하게 된다.
각 행 모두 이사장 집무실은 행장실과 격이 같도록 넓이·집기 등에 세심한 배려를 해서 꾸며놓았으나 승용차만큼은 행장 급과 같은 그라나다로 할지, 아니면 로열살롱으로 할지 아직 결정을 못 내리고 서로 눈치를 보고있다.
행장과도 격을 맞춰야 하지만 각 행끼리도 격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이사장 중에서 현재 아주대 총장에 금통 위원을 맡고 있는 나웅배씨는 승용차·운전기사·여비서를 모두 사양.
나 이사장의 경우 「비상권」이사장에·가장 어울릴뿐더러 경력이나 학식이 중소기은에도 도움이 될 처지여서 금융계에서는 기은이 가장 「복」 받은 은행이라는 평이 돌고있다.
이사장에 대한 급여는 현재 금통위원이 받고 있는 수준 (월78만원) 이 될 것 같다.
새 이사장에 김종호 전 건설장관을 맞아들이게 된 증권거래소는 김 이사장이 증권업무와는 전혀 무관한 경력을 갖고 있어 다소 신경이 쓰이는 눈치.
차는 로열살롱이나 그라나다를 제공할 예정이고 거래소 건물 안에 방은 넉넉한 편이어서 김건 사장과 같은 규모(21평) 의 사무실을 맞춰주기로.
○…주공·도공·산개공 등은 현 부사장을 그대로 두고 현 이사들도 모두 본부장으로 흡수, 구제했으나 토개공은 부사장을 없애고 5명의 본부장을 뒤 현 이사 1명을 감원했다.
새로 임명된 이사장들의 사무실은 모두 사장실 근방에 18∼23평 규모로 새로 마련키로 하고 현재 공사를 하고있다.
주공 등 4개 기관의 이사는 모두 6명으로 통일, 이사장·사장·당연직이사 2명 등 4명을 제외한 2명의 이사를 선임중이다.
이사장에 대한 예우로 매월 판공비를 1백여 만원으로 일단 책정했으나 타 부처 산하기관과 보조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이사장의 차량은 모두 로열살롱으로 통일, 쌍룡 고문인 김원기 도공이사장은 본인이 현재 타고 다니는 차를 사용하겠다며 차를 사양.
○…한전은 사장이 푸조를 타고있으며 여비서 외에 수행비서가 있는 점을 감안, 이사장도 사장과 비슷한 수준으로 예우할 예정.
한전·광진공·석공 등은 이사장실의 방 크기를 사장과 같은 규모로 했으나 전경련빌딩에 세 들어 있는 가스공사는 이사실을 하나 비워 쓰기로 했다.
○…무역진흥공사와 종합화학은 보수·차량·비서·사무실 등 구체적인 예우 사항을 결정짓지 못하고 있다. 다른 부처산하기관과 형평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눈치를 보고있다.
이사장의 보수는 형식상 판공비와 실비 두 가지로 지급된다.
판공비는 업무수행 상 필요한 액수이되 실정에 맞아야 하는 것으로 돼있다.
실비는 회의참석 거마비, 국내출장여비, 자료수집·분석에 필요한 수용비등. 월정액으로 따져 1백 만원정도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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